러시아 기증 코로나19 검사키트 “제대로 쓰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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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북한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검사키트, 즉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간단한 검사기구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 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제대로 쓰여질지는 의문입니다. 홍알벗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달 26일 북한 측의 요청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 1500개를 기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사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12일 미국의 한 비정부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진단키트로 검사를 시작하면 확진자 발생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가 기증한 검사키트가 언제 정확히 북한으로 들어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공편을 이용했다면 국경봉쇄가 일시 해제됐던 지난 9일 북한이 자국 내 외국인 이송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띄운 고려항공편 여객기를 운반수단으로 사용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는 코로나바이러스 검사키트의 경우 검체 채취에서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5분에서 7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한국은 일찌감치 빠른 시간 내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 키트를 마련하는 한편 전국에 있는 의료시설을 통해 가능한 많은 일반인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습니다. 정은경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입니다.

정은경 본부장: 신속한 진단 검사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검사소요 시간을 현재의 4분의 1로 줄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검사 절차를 완료하여 전국 18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행하겠습니다.

만일 이번에 러시아가 북한 측에 제공한 진단키트가 최신형이라면 늦어도 수 시간 정도면 그 결과를 알수 있어 북한이 러시아의 진단키트가 도착한 후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곧바로 검사를 실시했다면 적어도 10일이나 11일에는 그 결과가 나왔을 거란 추측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 당국은 이렇다할 검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 존스홉킨스(John's Hopkins)대학 소속 '난민 및 재난대응 공중 보건 연구소'의 코틀랜드 로빈슨(Courtland Robinson) 박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러시아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키트를 기증했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이 키트는 평양의 엘리트 계층을 위한 병원에 먼저 제공 될 것이고 전국의 취약한 주민에게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 주민들을 위해서는 수만 개의 검사키트와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가 제공한 검사키트로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지, 그리고 확진 판정이 나오더라도 북한 당국이 이것을 과연 투명하게 공식 발표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