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노동당간부양성 기관인 평양 김일성고급당학교 학장과 학교당위원회 간부들이 출당 철직되어 혁명화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학교는 중앙당조직지도부의 집중검열을 받았으며 각종 부정부패 사례가 발각되어 김정은위원장의 지시로 학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처벌받은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29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확대회의를 열고 당간부양성기지의 부정부패를 비판했다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특정기관의 부정부패를 질타하기 위해 당정치국 확대회의까지 개최한 것은 그만큼 이번 부정부패 사건의 파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29일 "평양시에서 당간부양성기지의 원종장으로 불리고 있는 김일성고급당학교 학장과 학교당위원회 간부 47명이 특권행위와 부정부패로 당의 권위를 훼손했다는 죄로 출당 철직되었다"면서 "출당 철직된 학교 간부들은 현재 농촌과 광산에서 혁명화 노동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혁명화 사건은 지난 12월 김일성고급당학교 2학년 재학생이 학교에서 부여한 개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평소 연줄이 있는 당조직지도부의 간부를 찾아가면서 발단이되었다"면서 "당시 김일성고급당학교 당위원회는 학생 일인당 국가건설대상지원명목으로 벙어리장갑(손가락없는장갑) 백 켤레, 달러현금을 바치도록 포치(지시)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조직지도부의 간부는 해당 학생으로부터 김일성고급당학교 학생들이 매달 학교에서 부과하는 각종 지원물자와 현금 과제를 수행하느라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장사까지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련자료를 묶어 1호(김정은)보고로 올렸다"면서 "보고를 받은 김정은은 김일성고급당학교에 대한 집중검열을 중앙당 조직지도부에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한달간의 조직지도부 검열에서 김일성고급당학교 학생들이 개별과제 부담뿐 아니라 학장과 당위원장에게 바치는 입학뇌물액수가 수천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과 학과목 교원들은 달러현금을 고이거나 외국산 냉장고, 세탁기 등을 주어야 점수를 제대로 줘서 졸업할 수 있게 한다는 부정부패 실태가 고스란이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1일 "당간부양성기지의 최고전당인 평양김일성고급당학교에 입학하고 졸업을 하려면 성분보다 먼저 달러뇌물이 필수라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김정은정권 출범 이후 당중심체제로 전환되면서 김일성고급당학교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일성당학교 학장과 간부들은 3년 전 입학한 30대의 한 남성이 호위국 출신으로 김정은의 부관이었던 사실을 몰랐다"면서 "이 남성은 일반 학생들처럼 입학뇌물과 학교에서 제기되는 현금과제를 그대로 바치다가 지난 12월 중앙당청사로 찾아가 평소 잘 아는 조직지도부 간부에게 학교의 부정부패 실태를 보고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보고를 받은 최고존엄의 지시로 김일성고급당학교 학장과 당위원회의 사업실태에 대해 당조직지도부가 집중 검열했으며 그 결과 특권을 행사하며 뇌물행위를 일삼은 학교 간부와 교직원 수십 명이 출당 철직되고, 학교 당위원회는 해산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