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화교류 본격화, 대북제재 완화와 맞물려 진행돼야”

서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북한 개성 만월대 유적을 보여주는 '고려건국 1100년,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서울특별전'.
서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북한 개성 만월대 유적을 보여주는 '고려건국 1100년,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서울특별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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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정부가 중단됐던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과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조사를 재개할 뜻을 밝혔는데요. 방북과 물자 반입이 필요한 만월대 발굴조사의 경우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가능하다는 게 민간단체들의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민간교류를 본격화할 방침입니다. 문화분야에서는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과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조사가 가장 먼저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 예술단의 평양공연 당시 북한 측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재개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 : 장관님이 평양에 방문하셔서 체육상과 면담을 했고요. 김영철 부위원장 주최 만찬에서는 문화상 등과 환담을 했는데요. 문화상과의 논의에서는 문화재 공동발굴과 국어사전 공동편찬 사업에 대한 재개를 논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민간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는 한국에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북한에선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주체가 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록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하지만 사업 비용은 모두 한국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 : 지금 저희가 작업하는 구역은 만월대 서부 건축군인데요. 거기가 1만 평, 그러니까 3만3천 평방미터 정도 됩니다. 이쪽을 지난 2007년부터 계속 발굴해왔는데요. 현재 1/3 정도 진행된 상태입니다.

신 국장은 다만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방북과 함께 물자 반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대북제재 상황에서는 실행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 : 발굴조사는 땅을 파야 하는 관계로 많은 물자가 필요한데요. 남한에서 트럭으로 물자들을 실어 날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대북제재가 풀려야 합니다.

이와 달리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은 제3국을 통해서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됐던 지난 2015년에도 남북 언어학자들이 중국 다롄과 선양 등에서 만나 사업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김학묵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사무처장 : 사전편찬 작업은 장소 문제가 아닌 남북관계 때문에 중단된 겁니다. 이번에 남북관계가 바뀌는 시점을 정상회담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전편찬 작업은 현재까지 75% 정도 진척됐습니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사업 재개를 위해 통일부와 협의할 계획입니다.

김학묵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사무처장 : 남북 정상회담이 잘 되면 5월 중에 실무접촉을 갖고 6월 말이나 7월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겨레말큰사전의 공동편찬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 정기적으로 남북한 언어학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공동편찬회의를 개최해야 합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은 남북 언어학자들이 어휘를 수집하고 사전을 만드는 작업으로 2015년 12월 제25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