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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대규모 외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대풍투자그룹이 설립 1년 반이 지나도록 단 한 건의 투자유치 실적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100억 달러규모의 외자유치를 약속했던 박철수 총재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북한의 합영투자사업을 지켜본 중국 선양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자들 사이에서 대풍그룹을 허풍그룹이라고 부르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북한 당국자들도 이미 대풍그룹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외자유치를 호언장담하는 박철수를 믿고 대풍그룹을 설립한 것이며 설립이후에는 그의 투자유치활동을 위해 약 5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도 박 총재는 실적이 전혀 없는데다 미국의 제재를 들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에 화가 난 김정일 위원장이 그동안 지원한 활동비를 도로 받아내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이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최근 나선특구와 황금평특구에 대한 투자유치를 주관하는 ‘합영투자위원회’를 새로 조직한 것은 무능한 대풍투자 그룹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투자유치 기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식명칭이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인 대풍그룹은 지난 2010년 1월 20일 설립된 투자유치 기관입니다. 북한 당국이 올해 초 국가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계획의 실행을 대풍그룹에 맡긴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측근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이사장, 박철수 총재가 부이사장을 겸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 관리자로 알려진 전일춘 노동당 39호 실장이 이사로 등록돼 있습니다.
북한의 투자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북경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경에도 박철수총재의 사무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경에서 그가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는 별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철수 총재는 대풍그룹을 설립한 2010년 초 남한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100억 달라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겠고 장담했습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 중국과 홍콩의 기업인 20여명을 이끌고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기업 두 곳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들은 한국입주기업의 시설을 둘러보고 사업현황과 애로사항을 청취해 북한당국이 개성공단의 폐쇄를 전제로 사전작업을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북한당국의 외자유치기관으로 요란한 선전과 함께 출범한 대풍 국제투자그룹. 설립 후 채 2년도 넘기지 못하고 소문처럼 허풍그룹으로 주저앉게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