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황강댐 방류 문제, 남북한 협조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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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어 강물을 방류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재해 문제에 대한 남북 간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북한이 지난달부터 이달 3일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개방해 방류했다고 지적한 가운데, 한국 군 당국도 4일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김준략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전체적으로 합참이 현재까지 보는 것은 최근 북한 지역의 호우로 인해서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부 지역 집중호우에 따라서 현재 필승교 수위는 어제 새벽부터 한때 5m 이상 상승하였으나 현재는 3m 수준으로 내려간 안정적인 상태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서 남북은 지난 2009년 9월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해 한국의 경기도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남북 실무회담을 통해 북한 당국이 댐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방류할 경우 이를 한국 측에 통보해주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황강댐 방류는 여전히 한국에 재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남북한 간 협력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위스컨신대학 지리학과의 최운섭 교수는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은 한국의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필승교를 거쳐 문산을 돌아 김포로 빠져나가는 형태이며, 이곳이 "인구가 밀집된 곳은 아니지만 농지가 많이 있고 지형이 평탄해 국지적으로 홍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가 4일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우려할 만한 단계가 아니라고 언급한 데에 대해 최 교수는 4일 오후 4시 10분 기준 수위가 약 3.2미터였다며 "접경지역 위기대응 주의단계 수위가 12미터임을 감안하면 현재 수위가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말은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강수량과 북한의 방류량을 예의 주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이처럼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재해문제와 관련해 남북한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며 "기상·수문 관측자료가 남북 간에 자유롭게 공유되면 각기 지역에서 재난, 재해를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지구과학융합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황강댐 방류와 관련해 이 문제는 수리학적 문제라기 보다 정치적 문제라며, 북한 측의 사전 통보가 있어야만 최소한 임진교 부근의 한국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전 국립방재연구소장을 지낸 한국 연세대학교 조원철 명예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항공정찰을 통해 황강댐의 수위상황을 정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방류량이 필승교에 도달하기 전에 경보를 내리는 체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무단 방류를 방지하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홍수를 관리할 수 있도록 군남댐을 증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군남댐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황강댐 방류로 인한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2010년 가동을 시작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4일 "한국 정부는 남북간 합의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재해분야에서 남북 간 협력을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