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55주년] 참전용사 등 참석 DC서 기념식

한국전 정전 55주년 기념행사가 워싱턴 DC내 한국전 참전 기념비 앞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행사는 한국전을 새롭게 조명하려는 미국내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열려 관심을 끌었습니다.

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30도를 훌쩍 넘긴 무더운 날씨 속에 한국전 참전기념비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미 70 고령을 훌쩍 넘긴 한국전쟁 참전용사회 소속 미 재향군인들과 한국측 재향군인회 미국 동부지회 회원들, 한미 정부를 대표해 각각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와 제임스 피크 미 보훈처장, 그리고 일반 미국인 등 약 2백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전 참전용사회(KWVA)의 윌리엄 맥스와인 회장은 정전협정 체결 55주년을 맞이한 올해도 남북한이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남북한은 그러나 나라는 두 개라도 한민족이기 때문에 언젠가 반드시 통일된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맥스와인 회장은 이어 아직도 미국민들 사이에 한국전이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로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하고, 한국전을 좀 더 인식시키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밝혔습니다.

William McSwain: What we do is we have a program called Tell America When the schools in different states and cities ask us, we come in and tell them what a combat soldier goes through...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은 ‘미국에 알리자’라는 것인데, 여러 주나 도시의 학교측이 저희에게 연락을 주면 우리가 사람을 보내서 전쟁의 경험을 얘기해주고, 또 우리가 싸운 전쟁이 결국은 미국인의 자유,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그것은 본질적으로 공산주의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고, 거기서 승리했다는 점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한국전 참전용사회 차원과는 별도로 미국 일부 정치권에서도 한국전을 새롭게 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찰스 랑겔 미 하원 세입위원장은 매년 7월27일 한국전 정전협정 기념일에 조기를 계양하는 것을 의무화한 법안을 최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미국민들 사이에 한국전은 ‘잊혀진 전쟁’ 혹은 ‘알려지지 않은 전쟁’으로 통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조차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을 제대로 알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박정휘 회원의 말입니다.

박정휘: 한국사람들이 특히 6.25에 대한 고난, 전체 국민들이 헐벗고....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특히 최근 벌어진 금강산 피격사건은 한국전 정전이 55주년이 됐어도 북한의 호전성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 반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병희 대한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장입니다.

이병희: 피격사건만해도 아직 지난 10년 정권하에서 많은 도움을 줬지만, 이번에 선량한 국민을 뒤에서 총격을 가했다...

한국전 당시 38선 이북의 치열했던 금화전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올해 79세의 마틴 그린버그씨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한국과 한국인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하루빨리 정전체제가 끝나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깃들기를 바랐습니다.

Martin Greenburg:I'd love to see peace between the two countries...

남자친구가 한국 합기도를 배우고 있다는 애미 지멘스키양은 한국전에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가 참가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전도 이젠 미국사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고 말하고, 특히 미국이 독재 치하의 북한 주민들을 하루 빨리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Amy Guimenski: Hopefully our people can come and help them...

이날 행사에는 일부 재미 한국인 교포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대부분은 휴일을 맞아 워싱턴 시내에 나온 미국인 관광객들이 주를 이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