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모성사망률이 지난 20년 간 약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13배 이상 높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모성사망률 추정 그룹이 23일 발표한 ‘2000~2020년 모성사망률 추세’에 따르면 북한의 모성사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유엔은 임신이나 출산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인해 여성이 임신했을 때 또는 출산 후 최대 6주 내 사망한 여성을 ‘모성 사망’(Maternal Mortality)건으로 정의해 집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 20년간 모성 사망률은 약 43.3% 감소했습니다.

북한의 출생아 10만명당 산모가 사망한 건수는 2000년에는 186명이었으나, 2005년에 122명, 2010년에 130명, 2015년에 108명, 2020년에는 107명이 사망해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년에 걸쳐 연 평균 2.8% 비율로 계속 떨어진 겁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발표한 2020년 한국의 모성사망 추정치, 출생아 10만명당 산모 사망 8건과 비교하면 무려 13배나 높고, 미국의 21명과 비교해도 약 5배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2014년 탈북해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아동기금(UNICEF)와 같은 외부 지원과 함께 북한 내에서도 의료 설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면서도, 지방 주민들까지 혜택을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현승 연구원 :유니세프나 외부의 지원이 어느정도의 영향을 끼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독일에서 약과 의료장비를 많이 가져왔어요. 근데 그것도 평양에 있는 병원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주고, 군 병원들, 그리고 도 병원들에 전달돼도 지방 간부들을 위해 쓰이지 일반 주민들에게 쓰이지는 못합니다.
이 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제출하는 통계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북한의 모성 사망률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심각한 출혈, 고혈압, 임신 관련 감염, 안전하지 않은 낙태로 인한 합병증 등이 산모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이러한 사망의 원인들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고품질의 공평한 1차 의료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를 위한 자금과 훈련된 의료 종사자의 부족, 그리고 의료 제품에 대한 취약한 공급망이 진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취약한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해, 유엔아동기금은 지난 1985년 대북지원사업을 시작해 1998년에는 평양 사무소를 개설하며 북한 아동과 임산부, 가임기 여성들을 위한 영양과 보건 및 의료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북한의 가임기 여성들에게 엽산 보충제를, 임산부와 수유 중인 여성들에게는 미량 영양소 알약을 제공했으며, 약 43만 명의 임산부에게 접종할 수 있는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가 다룬 기간이 2000년에서 2020년인 것에 대해 유엔인구기금(UNFPA) 대변인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엄격한 분석과 광범위한 협의가 요구되는 연구 특성상, 보고서 발간을 위한 자료 취합과 분석이 오래 전에 시작됐다”며 당시 최신 자료였던 2020년까지의 수치를 포함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니세프의 사라 알하탑 언론담당관은 2021년과 2022년 자료를 포함한 다음 보고서는 3년 후에 발간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유엔과 세계보건기구, 유엔아동기금, 유엔인구기금, 세계은행이 협력해 발간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