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기부행렬 이어져…‘코로나19 함께 이겨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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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형 코로나 극복을 응원하는 한국 내 탈북민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97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탈북여성 최초의 식품영양학 박사이자 서울에서 통일문화를 연구·교육하는 자유통일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 원장은 지난 10일 대구의 경북대학교 병원에 약과 500상자를 전달했습니다.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에 파견된 의료진들을 위해 기부한 것입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대구의 의사들이 너무 식사도 못하고 고생을 하신다고 해서,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저희가 그곳에 가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격려차 탈북민들과 함께 만든 것입니다. 탈북민들이 제작비용을 절반으로 아껴서 이렇게 일체 이윤을 남기지 않고 기부한 것입니다.

이 원장이 탈북 여성들과 함께 만든 약과는 북한의 전통 개성약과를 재현한 이른바 '통일약과'.

이미 기부한 약과 500상자에 그치지 않고 조만간 500상자를 추가로 보내 모두 1만 달러 가까운 양을 기부할 예정입니다.

이 원장은 신형 코로나로 한국 경제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 상황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남북관계를 공부하는 탈북민 대학원생과 대학원 졸업생들도 힘을 모았습니다.

남북관계 학술연구모임 '프쉬케 아카데미아' 소속 회원 9명은 지난 9일 모두 1천300달러를 모아 신형 코로나 구호활동에 써 달라며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습니다.

주희조 대한적십자사 홍보팀장: 그 분들이 돈을 전달해주시면서 그동안 한국 사회로부터 받기만 했는데 작은 정성이지만 신형 코로나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과 같은 한국 내 탈북민들을 위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기부한 미담도 전해졌습니다.

전주의 한 탈북민은 지난 11일 신형 코로나 예방을 위한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지역 내 취약계층 탈북민들에게 전해달라며 직접 만든 마스크를 관내 경찰서에 전달했습니다.

스스로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국 내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다른 탈북민들을 위해 이틀 밤을 새어가며 직접 마스크를 제작한 것입니다.

익명을 요청한 이 탈북민은 신형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마스크를 추가로 만들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형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 잇달아 전해지고 있는 탈북민들의 기부 소식이 감염병 극복을 위한 노력에 힘을 더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