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회계연도 미 영주권 취득 북 국적자 2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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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2020 회계연도 28명의 북한 국적자가 영주권을 취득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가 2018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달 공개된 미 국토안보부(DHS)의 ‘2020 이민통계연감’(2020 Yearbook of Immigration Statistics)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 회계연도, 즉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는 2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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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및 남한 거주자의 2011~2020회계연도 미 영주권 취득 현황. /미 국토안보부

이는 북한 국적자가 미 영주권을 가장 많이 취득했던 2014년 142명 대비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지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출신 국가별로는 북한 출신의 영주권 취득 건수가 전체 203개 국가 중 22번째로 낮았습니다.

북한 국적자의 영주권 취득 추이를 살펴보면, 국토안보부의 집계가 시작된 2009년 67명에서 2011년 36명으로 감소한 뒤 2014년 142명으로 급등하며 처음으로 100명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2015년 55명으로 급감한뒤 증감을 반복하다 2018년 41명을 기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간(2009-2020 회계연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출신은 모두 611명입니다.

2020회계연도 북한 국적자의 신규 영주권 취득 경로를 살펴보면, 미국 시민권을 소지한 친인척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경우가 21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북한 국적자들은 취업이민 1순위(EB-1) 비자 외에도 탈북 난민들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 ‘북한인권법’(North Korean Human Rights Act)을 통해 미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미국에 정착한 북한 난민들은 입국한 후 1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고, 입국한 지 5년이 되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게 됩니다.

또 2020 회계연도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출신 중 최종 거주지가 북한이었던 경우는 12명이었으며, 나머지 16명은 북한 국적을 소지하고 일본에 거주하는 경우(조총련) 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종 거주지가 북한이었던 경우는 북한을 떠나 미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중국이나 태국(타이) 등 제3국을 경유했지만 그곳에서 공식 거주 등록은 하지 않은 경우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국적자의 영주권 취득은 2020회계연도 이후에도 계속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안보부의 분기별 이민통계에 따르면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와 2022회계연도 1분기(2021년 10월~12월)에는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 측은 “영주권 및 시민권 취득 건수가 10명 미만인 국가의 경우에는 분기별 이민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향후 발표되는 ‘2021이민통계연감’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자유아시아방송이 미 이민국(USCIS)의 이민비자 발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에 영구 체류가 가능한 이민비자가 발급된 북한 국적자는 2021회계연도 8명, 2022회계연도 1분기 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재미 한인 박동규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이민 심사가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이민심사를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이민 서류 적체가 심화됐다고 밝혔습니다.

박동규 변호사 : 특별히 그 시기에 신청자가 늘어난 건 결코 아니고요. 코비드의 영향이 일부 있고, 정책적으로 이민심사를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서류 자체가 행정적으로 딜레이(지연)된 측면이 있어서...

실제 이민국 산하 행정감찰관이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영주권 신청서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대기 중인 서류가 무려 850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영주권 취득과는 별도로 2020회계연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는 1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도(25명) 보다 8명이 줄어든 것입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