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교 문도 닫았는데 학생들에 화목 과제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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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학생들에게 겨울철 학교 난방용 땔감을 보장하라는 화목 과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비싼 화목과 석탄을 마련하기 어려운 일부 학생들은 탈곡하고 남은 옥수수 속을 대체화목으로 바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 연안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코로나사태로 학생들이 등교도 못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화목 과제가 떨어졌다"면서 "교육성의 지시에 따라 겨울에도 밀린 수업을 해야 한다며 학교에 땔감을 바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 바쳐야 할 화목과제는 소학교 학생은 장작 10단, 초급중학교는 15단, 고급중학교는 20단으로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그러나 장마당에서 현재 장작 1단이 6,000~8,000원, 구멍탄은 장당 700원~1,0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대폭 올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체 화목을 구입해 바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대체화목이란 게 농장 탈곡장에서 나오는 옥수수 속대인데 농장원 자녀들은 석탄이나 화목대신 말린 옥수수 속대를 바친다"면서 "옥수수속대는 화력이 꽤 세지만 빨리 타기 때문에 장작 20단을 대신해 옥수수 속대 반 트럭(트랙터)을 바쳐야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원래 화목과제는 겨울철에 교실의 온도를 덮혀 학생들에게 수업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등교 수업을 못한 지난해에도 학교에서는 수업을 시작한다며 땔감을 거둬들여 교직원들의 겨울철 화목으로 공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8일 "요즘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화목과제를 내려 학생들이 나무하러 산에 다니고 있다"면서 "코로나방역을 이유로 등교 수업도 중단했는데 학생들이 무리지어 화목을 구하러 산을 누비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생들은 집에서 가까운 산에는 나무가 없어 걸어서 몇 시간씩 걸리는 먼 산에 가야 솔검불(마른 솔잎)과 솔방울을 주워 모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로 중단된 수업이 언제 시작될지도 모르는데 겨울 수업준비를 위해 화목을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에는 톤당 10만~30만원(북한돈)에 구입할 수 있었던 무연탄가격은 올해 60만원까지 뛰면서 주민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면서 "장작가격도 지난해의 두배정도 올랐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화목 과제를 수행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대체화목이라도 구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겨울을 맞아 주민들의 연료사정이 지금처럼 어려운데 학생들에게 화목 과제를 부과한 교육당국의 처사에 주민들의 원망의 소리가 높다"면서 "대체 화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탈곡을 끝낸 볏짚은 동물 사료나 퇴비 생산에 긴요하게 쓰이기 때문에 학생들 속에서 옥수수 속대가 대체화목으로 적당하지만 이마저 농촌 학생들을 제외한 도시지역 학생들은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