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최고 지도자의 수해지역 방문과 발언이 진실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해 주민을 두 번 울린다는 탈북자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최고 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의 건물 피해 상황을 현지에서 료해하셨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황해북도 수해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은파군에서는 연일 이어진 폭우로 제방이 붕괴하면서 주택 730여 동과 논 600여 정보가 침수되고 살림집 179동이 붕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직접 주민들을 만난 김정은 위원장은 현장에서 자신 몫의 예비양곡과 물자를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번 수해 현장 방문을 바라보는 탈북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복구작업을 하느라 땀범벅이 된 힘든 주민들을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는 모습이라든가, 진흙이 옷에 묻을까 고급 일제 차 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현지 지도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 진실성을 느낄 수가 없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정광일 씨는 김 위원장의 웃는 얼굴을 본 순간, 수해복구로 고통받을 북한 주민들의 얼굴이 떠올라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정광일: 남은 집을 잃고 생활터전을 잃었는데 거기 가서 실실 웃고 하는 것은 정말, 힘들어서 슬퍼하는 사람들한테 가서 웃는다는게 말이 됩니까.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마영애 씨는,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도 한편으로는 주민을 다독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이나 외국에 보여주기 위한 선전성 행보를 하고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도자의 안전을 위해 방문하기 전부터 온 동네를 수색하는가 하면, 다녀간 뒤에는 지도자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학습하느라 복구작업 하기에도 힘든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됩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박지현 씨는 무엇보다 마음 아픈 것은 지도자의 방문에 감동을 받거나 고마움을 느낄 여유조차 북한 주민들에게 남아 있지 않다는 겁니다.
박지현: 수해지역에 가서 현지지도 한다고 해서, 어디를 지도했다 뭐 그런거 보다는 북한에서는 지도자가 거기에 갔을 때 무슨 얘기를 했느냐 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보여주기식의 선전성 방문이 아닌 실질적인 복구 및 지원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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