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북한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로 지목하며,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9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도주의 상황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과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이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 국가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에서 지난 1일부터 6일, 그리고 10일 내린 이례적인 폭우로 인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곡창지대인 북한의 남부 농경지역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연간 총 강수량만큼의 비가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며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북한 내 약 4만 헥타르의 농지와 최소 주택 1만 6천680 채, 공공건물 630채 이상이 붕괴나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습니다. 또 도로와 철도가 유실되고, 발전소 댐도 파괴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현재까지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나 정확한 재산 피해 규모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경제적 피해만 언급했지만,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에 따르면 2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유엔이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가장 취약한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유엔본부의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도 지난1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전 세계 여러 지역의 홍수 상황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홍수 피해에 대한 유엔의 지원 의사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 유엔은 취약 국가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북한 고위 당국자와 접촉 중이며 필요하다면, 그리고 북한이 요청해 온다면 피해지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폭우 피해에 대한 조속한 복구를 지시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외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북한 당국이 외부지원 없는 수해 복구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엔 측에는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유엔인구기금(UNFPA)의 로이 와디아(Roy Wadia) 아시아·태평양사무소 대변인은 지난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 측이 지난주 북한 당국으로부터 최근 폭우와 홍수로 인한 피해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Economic Research Service)는 최근 공개한 '8월 쌀 전망 보고서'(Rice Outlook: August 2020)에서 지난달 7월 보고서와 동일하게 북한의 올해 쌀 작황이 지난해보다도 더 나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달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식량작물 중 옥수수, 콩 등을 제외한 올 가을 쌀 생산량을 도정 후 기준 136만 톤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26년 전인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1994년 약 150만톤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아울러 이번 경제조사서비스의 8월 보고서는 북한의 식량 공급과 필요 상황, 쌀 수출 자료, 식량 부족량 등을 고려할 때, 올 한 해와 그리고 내년 한 해 동안 북한이 수입해야 할 쌀 규모를 각각 20만톤과 22만톤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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