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의 협동농장들은 봄철 농사에 모든 역량과 수단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쁜 농번기에 당국에서 농장들에 주택건설 과제까지 부과해 협동농장 일꾼(간부)들의 시름이 깊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농업 관련 소식통은 2일 “봄철은 한 해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바쁜 시기이다”라면서 “부지깽이도 뛴다는 농번기에 당국에서 농촌주택 건설을 강요하는 바람에 농장일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달 ‘농촌건설중앙지휘부’가 새로 조직된 후 당국은 농장들에 삼지연식 농촌문화주택건설을 본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당장 모내기를 위한 밭갈이와 논갈이 등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당국은 농장들에 주택건설을 독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3월에 우리 농장에서도 온 농장 노력이 달라붙어 문화주택 2동에 대한 기초를 완성하고 벽 쌓기는 30% 정도 해놓은 상태이다”라면서 “농장에서는 모내기와 김매기 전투까지 마친 후 다시 주택건설에 집중했으면 하는 생각이지만 군당위원회가 매주 주택건설 진척 상황을 요해하며 독촉하고 있어 농장일꾼들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까지 농촌에서는 각 협동농장들이 자체로 집을 지어 농민들의 주택부족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블록과 기와는 진흙과 석회 등을 이용해 농장에서 자체로 찍어서 해결하고 있지만 타일, 목재 같은 일부 건설자재는 남새(채소)나 과일 같은 농작물을 팔아 구입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내세운 정보당 알곡 1톤 증산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농장일꾼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며 “어떤 농장간부들은 남들이 다 듣는데도 ‘내 목이 몇 개 된다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농업 관련 소식통은 2일 “우리 농장도 당국의 농촌주택 건설방침에 따라 지난 3월 1동 2세대(2가구) 주택건설을 시작했다”면서 “군에서는 농촌주택건설에 필요한 시멘트는 보장해준다며 건설을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 당국은 태천과 구장에서 농촌주택건설에 대한 방식 상학(주택 모델을 보여주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2번이나 조직했다”며 “농장에서는 농사에 바쁜 시기를 피해 건설을 진행하려 하지만 농촌주택 건설 진척 정형을 매주 중앙에 보고해야 하는 도 당국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건설추진을 독촉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하지만 시멘트만 공급해주면 주택이 저절로 일떠서는가”라면서 “봄철에 시기를 놓치면 안 될 중요한 농사일이 많은데 당국이 농번기를 고려하지 않고 농촌주택 건설을 막무가내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과거에는 협동농장들이 주택건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체로 해결했는데 그나마 올해 일부 농장들에 당국에서 시멘트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