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땔감부족으로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주택의 한기를 막기 위해 출입문과 창문 등에 부착하는 비닐박막도 구하지 못해 추위에 떨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요즘 장마당에서 농업용 비닐박막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닥치자 주민들이 난방이 제대로 안 된 주택의 보온을 위해 비닐박막으로 방풍막을 만들어 덧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겨울은 특히 화목이나 석탄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땔감은 밥을 짓기 위한 취사용으로만 조금씩 쓰는 상황"이라면서 "취사용으로 땐 불로는 방안의 온도를 높이는데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너도나도 집 안팎에 방풍, 보온용 비닐박막을 덧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방풍용 비닐박막 수요가 늘어나자 며칠 사이에 장마당의 비닐박막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11월 초까지만해도 1㎡당 2,500원이던 비닐박막이 12월에 접어들며 갑자기 1㎡당 4,000~4,500원까지 올라 주민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실제로 방풍과 보온을 위해 주택의 출입문, 창문, 베란다에 비닐박막을 덧대려면 주택 규모에 따라 적어도 5㎡에서 10㎡이상의 비닐박막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하루 식량 벌이도 힘든 일반 주민들에게 새 비닐박막을 장마당에서 구입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로 중국과의 무역이 중단된 후 질 좋은 중국산 투명비닐박막은 구하기 힘든 귀한 상품이 되었다"면서 "요즘 장마당에 나온 비닐박막은 투명성도 떨어지고 두께도 들쭉날쭉한 품질이 안 좋은 국산이 대부분으로 농사철이 아닌데도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 서성구역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평양시 살림집들도 난방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방풍용 비닐박막을 덧대는 주민세대가 늘고 있다"면서 "겨울철에 전력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자체로 주택의 보온을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 서성구역의 아파트에서는 아침과 저녁으로 식사시간대에만 1~2시간씩 전기가 공급되고 있어 주민들이 냉방에서 생활하고 있다"면서 "잠깐씩 공급하는 전기로 난방까지 해결할 수 없어 주민들은 집안에 비닐박막을 덧대어 간신히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며 당국의 선전 매체에도 등장했던 서성구역 아파트들은 정작 겨울이 되면서 난방공급이 되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면서 "평양 중구역에 자리한 일부 특권층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평양 주택들은 난방이 되지 않아 보온을 위해 비닐박막을 덧대야 하는 실정"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서성구역처럼 평양 외곽에 사는 주민들도 4~5년 전에는 전기와 난방용 연료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아 추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면서 "우리나라의 전기와 연료 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양에서도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추위에 떨게 될 줄은 몰랐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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