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대북제재 면제 ‘사례별’ 대신 ‘유형별’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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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인도주의 기구인 적십자사(Red Cross)는 보다 더 효율적인 대북 인도주의지원에 대한 제재면제를 위해 사례별 승인 대신 유형별로 승인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적십자사는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현황과 정책을 살펴보는 월간 간행물 '적십자사에 대한 국제적 검토(International review of the Red Cross)' 2 월호에서 대북제재가 인도주의 지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유엔 제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식량 지원이나 인도주의 지원과 같은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이를 제약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대북제재, 특히 복잡한 제재면제 절차로 북한에서 정상적인 인도주의 지원 활동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보고서를 인용해 면제받은 물품의 수령 지연, 은행 창구 폐쇄, 통관 지연, 자발적인 해외 물품 공급자 감소, 인도적 지원 관련 품목 및 운영비용 증가, 운영자금 감소 등이 대북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 이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유엔기구와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이 9개월의 제재 면제기간을 받기 위해 제재 면제 신청 준비에만 수개월간 시간적, 인적·재정적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대북제재위원회 소속 15명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재 면제가 각국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차단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권고사항으로 면제 요청에 대한 신속한 처리,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비민감 품목에 대해 별도 승인 없이 면제를 허용하는 일명 ‘화이트리스트’ 마련, 유엔에 대북제재의 인도적 영향 평가 수행 요청, 은행 창구 개설 등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효율적인 인도주의 지원 절차를 위해 사례별로 승인을 하는 대신 승인된 인도주의 활동 유형별로 예외를 확대 적용하거나 반자동 승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Broad exceptions for categories of approved activity or other semi-automatic approvals, instead of a case-by-case process, is necessary for an effective humanitarian carve-out process.)

그 동안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은 별개라고 강조하며,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수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속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이에 대한 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베르타 코언 전 미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외부 지원이, 일반 주민이 아닌 군부에 집중되는 등 북한의 만성적인 분배 투명성 문제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언 전 부차관보는 여기에 코로나 19로 인한 감독 부재가 대북 인도적 지원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코언 전 부차관보 :북한이 코로나 19로 전에 없던 제약이 더해지면서 (대북지원에) 엄청난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원단체들에 대한 제한, 독립적인 감독(모니터링) 능력의 부재 등 대북 지원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제한에 따른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1718)위원회 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12월 23일 기준 총 85개 대북 인도주의 지원물품과 활동이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