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올해 정보당 1톤 이상의 알곡증산을 요구하자 협동농장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사에 필요한 영농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포시 대안구역의 한 농업부문 간부 소식통은 14일 “올해 들어 전국의 협동농장들이 정보당 1톤이상 알곡 증수(증산)를 강요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농사에 필요한 영농자재와 물자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 말 개최된 8기 4차 당전원회의에서 벼와 옥수수 위주의 알곡생산 구조를 벼와 밀로 바꾼데 따라 밀, 보리 농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대다수 농장들이 밀, 보리 농사를 해본 경험이 없고 영농자재와 물자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당국은 정보당 1톤 이상 알곡 증수를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전국적으로 봄 밀·보리 씨뿌리기가 마감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작년 가을에 파종을 했지만 50년 만에 처음보는 올겨울 왕가물(가뭄)로 대부분 말라 죽어 다시 파종하는 농장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년 전에 당국의 지시로 여러 농장들이 안남미 벼를 재배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재배가 중단되었다”며 “다시 심은 봄 밀 보리의 농사 작황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비료, 농약 등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자재를 구입할 영농 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농촌에서 제일 중요한 기계 수단인 뜨락또르(트랙터)도 기름과 부속품 부족으로 충분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냉상모를 키우는데 쓰는 비닐박막이 부족해 찢어진 부분을 깁고 이어 붙여 사용하고 있다”며 “논밭에 물을 댈 양수기(펌프)를 돌리는 데 필요한 피대(벨트)와 부품도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농장에서는 지금까지 매년 기름, 부속품 등 부족한 영농자재를 가을에 식량을 주기로 하고 개인 장사꾼에게서 외상으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에 당국이 협동농장들이 국가에 진 빛을 면제해주었지만 아마 국가에 진 빛보다 개인에게 진 빛이 더 많은 농장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정평군의 농업부문 관련 소식통은 14일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국의 전략이 매우 부실하다”면서 “농민들의 생활보장을 위한 대책은 없이 당국이 알곡증산만 강조하면서 농민들의 사기는 매우 하락(저하)되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로 겨우내 농민들이 새땅찾기, 흙갈이, 퇴비생산에 들볶이느라 정작 필요한 농사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우리 농장의 경우 당장 밭에 물을 대야 하는데 양수 설비와 관개수로도 정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물부족 농지, 천수답 농지들에 밭벼를 심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밭벼 농사는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 관건인데 살초제 없이 어떻게 농사를 짓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논벼에 비해 밭벼가 수확량이 적고 잡초를 잡는 것이 어려워 이전에도 밭벼 재배를 시도하다가 포기했었다”면서 “밭벼는 밥을 지어도 찰지지 않고 밥맛도 잡곡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맛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알곡 수확량을 늘리는데 절실한 비료와 농약 등 영농자재와 물자보장 대책은 없이 알곡생산을 늘리라는 요구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당국이 진심으로 알곡 생산을 늘리려면 영농자재 보장과 함께 식량 분배량 증가와 같은 농민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