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재개 애타게 기다리는 북 무역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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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포한 후 곧바로 무역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던 북한 무역기관들이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무역재개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의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21일 “당국이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포(8월 11일)한 이후 도무역국은 물론 각 무역 기관들이 중국과의 무역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수출입 준비를 서둘렀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한다는 당국의 지시가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황해남도 무역관리국은 도당위원회로부터 지역간에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미화사업을 위해 도내 각 지역의 아스팔트 도로 보수에 쓸 피치를 해결하라는 독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도 수산관리국에서도 중국 대방과 팩스협의를 통해 김과 참미역을 수출하고 대신 그물을 비롯한 어구 자재를 받기로 합의까지 마쳤지만 중국과의 무역이 재개되지 않아 손을 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올해 초 한시적으로 신의주-단둥간 열차 운행를 통해 국가적으로 긴급히 필요한 물자를 일부 들여왔지만 지방은 3년동안 전혀 무역을 하지 못했다”면서 “중국과의 무역재개 지시가 있어야 열차나 선박을 통해 도에 절실히 필요한 물자를 들여오고 수출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도 무역국은 여러 도급 기관 중 누구나 부러워하는 기관이지만 3년째 모든 무역이 중단되면서 경영 상황은 물론 성원들의 생활도 말이 아니다”라면서 “무역국이 자체로 무역을 통해 돈을 벌어 구입한 식량으로 직원들에게 주던 배급이 중단된지 오래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내 각 기관들이 필요한 물자 구입을 위해 중국과의 무역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도무역국 성원들은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무역이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 이유는 국가나 지역 발전을 위한 것보다는 우선 자신들의 생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도 같은 날 “함경북도에서도 중앙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무역 재개 지시가 내려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이라면서 “이런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함경북도는 다른 도에 비해 자체로 무역을 활발히 해왔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차단된 상태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에는 러시아 하산과 연결된 두만강 철교가 있으며 중국과 연결된 교두(철교와 다리)도 6개나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두는 총 12개입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무역국은 중국 연길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무역 주재원을 상주시켜왔는데 코로나 발생 전 블라디보스톡 주재원은 귀국한 상태”라면서 “도 무역국이 블라디보스톡에 새로 파견할 주재원을 지정한지 오래되었지만 국경봉쇄로 3년째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