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간부는 소∙돼지고기…주민들은 고니고기”

북한 당국은 2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함경남도 광포오리공장에 고니사육장을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2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함경남도 광포오리공장에 고니사육장을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NK NEWS 캡쳐사진)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부족한 육류섭취를 위한다며 백조의 일종인 검은 고니, 즉 흑고니 사육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당국은 25일 관영매체를 통해 함경남도 광포오리공장에 고니사육장을 신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곳에서 사육한 검은 고니의 고기를 배급함으로써 부족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북한 관영TV:고니사가 건설됨으로써 희귀한 관상용 조류이며 고기맛이 좋고 약용가치가 있는 검은고니를 공업적 방법으로 길러서 인민생활 향상에 적극 이바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게 됐습니다.

하지만, 고니고기 공급이 북한의 고질적인 식량부족 문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그리고 고니고기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얼마나 클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위해 소나 돼지 외에 일반 축산농가에서 취급하지 않는 동물들의 사육을 당국 차원에서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토끼를 비롯해 타조는 물론 ‘해리서’라고 불리는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인 큰물쥐 ‘뉴트리아’는 얻을 수 있는 고기량이 많아 북한 전역에서 사육됐습니다.

토끼고기는 지금도 주민들에게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타조는 고기보다는 알을 주로 먹고 있습니다.

반면, 쥐 종류인 뉴트리아는 먹이를 너무 많이 먹어 사육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 모씨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워낙 먹을게 없다 보니 주민들은 쥐고기라도 감지덕지하며 받아 먹긴 했다”면서 “하지만 그마저도 명절 같은 특별한 날에 조금씩 주기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당 간부 등 고위층은 9호 농장에서 생산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꼬박꼬박 배급받지만 소량의 질 낮은 고기를 받아 먹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같은 날, 북한 당국의 검은 고니 사육 소식을 전하면서, “(검은 고니 같은) 백조를 먹는 것은 전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금기로여겨진다”며 이 새가 중국에서는 나쁜 징조라는 등 논란이 많다고도 소개했습니다.

북한의 검은고니 사육사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