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NGO “대북 인도주의 접근성 매우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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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스위스의 한 비정부기구(NGO)가 지난 6개월간 인도주의 지원의 접근성이 가장 악화된 국가로 북한을 꼽았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는 9일 북한 등 세계 각국의 인도주의 지원 상황을 분석한 ‘인도주의 접근성 개황’(Humanitarian Access Overview)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6개월 간 인도주의 지원 접근 상황이 매우 악화된 국가로 북한을 비롯해 카메룬,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을 꼽았습니다.

특히 지난 7월 이 단체가 이전 보고서를 발간할 당시보다 현재 인도주의 접근 상황이 악화된 국가는 총 11개국이지만, 북한 등 해당 5개국은 악화된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입니다.

ACAPS는 또 이날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총 72개국의 인도주의 접근 상황을 분석하며 북한을 인도주의 접근 가능성에 ‘매우 높은 제약이 있는 국가’(Countries with very high access constraints) 11개국 중 한 곳으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각 국가들의 인도주의 접근성을 0~5점까지 총 6개 등급으로 분류했는데, 5점을 받은 아프가니스탄과 나이지리아 등 극단적 제약이 있는 최악의 국가들에 이어 북한은 4점을 받아 그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북한은 9개 평가 요인들 중 주민들이 외부 지원 등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서비스와 지원에 대한 접근 제한 및 방해’(Restriction and obstruction of access to services and assistance) 부문과, 자연재해와 사회기반시설 등의 상황을 가리키는 ‘환경 내 물리적 제약’(Physical constraints in the environment) 부문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이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특히 이는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 사태가 시작된 이후부터 시행된 당국의 엄격한 봉쇄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지난 6개월간 어떠한 코로나19 백신(왁찐)도 구입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신 엄격한 국경 봉쇄에 의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이러한 조치가 무역 중단과 필수 물품 및 서비스 이용 중단, (북한 내) 이동과 인도주의적 대응에 대한 제약을 초래했다”며 “올해 4월까지 대부분의 유엔 등 국제기구 직원들과 외교관 상당수가 어려운 생활 환경 때문에 북한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이 경제난과 식량난에 직면했음을 인정했지만 코로나19 이외에도 만성적인 식량난과 복잡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는 다른 지속적인 요인들이 있다”며 자립 경제를 목표로 하는 매우 중앙집권적 권력구조, 국제사회의 제재, 가뭄과 홍수, 태풍 등 빈번한 자연재해를 그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또 취약한 사회기반시설과 양질의 의료 인력 및 기기의 부족 등으로 필수 보건 및 물·위생·청결(WASH) 관련 시설에도 접근이 제한돼 있다며, 특히 이러한 상황은 도시 이외 지역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집권층에 더욱 충성하는 집단을 선호하는 북한의 사회정치적 계급 체계인 ‘성분’ 때문에 각종 서비스와 기회에 대한 공정한 접근 또한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실제 국제사회와 여러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부 지원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은 이달 초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북한에 배정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약 473만 회분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 일단 백신이 한 국가에 도입이 돼 백신접종이 전 사회적으로 시작이 된다면, 사회가 갖고 있던 전체적인 부담 혹은 스트레스 강도 및 피로도가 경감하는 효과가 납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역시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취약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remain deeply concerned about the vulnerability of the North Korean people to a coronavirus outbreak.)

세계보건기구(WHO)의 에드윈 살바도르 평양사무소장은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국경은 여전히 대북 물자 운송에 대해 닫혀있다”며 북한이 지원 물자를 한 차례 반입한 이후 더 이상의 반입은 없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