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가 러시아 극동지역의 연해주 해역에 조만간 방류될 50마리의 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북한의 불법조업을 단속해달라고 러시아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여름 러시아 극동지역 나홋카 근처 바닷가 해상에 설치된 작은 우리 여러 개에 100여 마리의 범고래와 흰돌고래가 갇혀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화제가 됐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 오호츠카 해에서 러시아의 4개 포경업체에 잡힌 이 고래들은 중국의 수족관들에 수백만 달러에 팔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우리에 많은 수의 고래가 6개월동안 갇혀 있었고 그 가운데 일부 고래들이 병들어 죽은 것이 알려지면서 이 고래들을 풀어줘여 한다는 국제 동물보호 단체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결국 러시아 정부가 개입해 지난 6월부터 이 고래들은 바다로 방류되기 시작했고 오는 11월 1일 전까지 50마리의 흰돌고래가 연해주 인근 바다로 방류될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는 지난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흰돌고래 50마리를 연해주 인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큰 문제가 있다며 그것은 이 해역에서 불법조업하는 북한 어선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핀스 러시아’의 오가네스 타르굴란(Oganes Targulyan) 국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연해주 인근의 러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자행되고 있는 북한 어선의 대규모 불법조업 활동은 흰돌고래들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르굴란 국장: 북한 어부들은 흰돌고래를 잡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바다에 많은 그물을 쳐놓을텐데 그것이 흰돌고래에 매우 위험합니다. 그리고 북한 어부들이 흰돌고래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타르굴란 국장은 이어 북한 어부들의 불법조업으로 이 해역에서 흰돌고래의 먹이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타르굴란 국장은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북한의 불법조업 단속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러시아 영해 및 배타적경제수역을 침범하고 불법조업을 하다 러시아 당국에 단속돼 억류된 북한 선원들과 북한 어선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러시아 법원은 지난 9월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억류된 북한 선원 161명 중 5명을 러시아 국경수비대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추가로 구속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서 당시 억류된 북한 선원 중 총 16명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러시아 외교부는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의 진정협 러시아 대사 대리를 초치해 강한 항의의사를 전달하며 북한 선박의 불법조업 활동이 재발하지 않도록 포괄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법조업을 하다 최근 러시아 당국에 나포돼 억류된 북한 어선도 수백 척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