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중국에 방문했다 입국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이즈 및 성병검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에서 만연하는 성병과 에이즈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사사여행으로 중국 연길을 방문하고 지난주 중국 삼합세관을 거쳐 함경북도 회령 세관으로 입국했는데 세관에서 입국 직전에 성병 및 에이즈검사를 받았다”면서 “피(혈액)검사로 하는 에이즈검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부터 국경세관에서는 입국하는 주민들대상으로 위생검사를 진행해왔지만 입국시 간단한 질의문답으로 건강상 이상이 없는지 물어보는 식이었다”면서 “입국절차를 마치고 입국한 후 주민들은 해당 지역 위생방역소에 가서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검사를 받고 해당 결과를 통보받게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입국자를 대상으로 에이즈 및 성병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위생방역소에서는 입국한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고는 에이즈검사는 아예 하지도 않고 성병이 발견되어도 관련서류를 없애고 당국에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병원시설도 열악하고 마땅한 치료약도 구할 수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성병과 에이즈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신의주 세관에서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주민들중에서 젊은 여성들은 반드시 에이즈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에서 교회생활을 하였거나 남조선을 비롯한 적대분자들과 접촉하지 않았는지 등 사상 동향을 조사하는 정치검사가 우선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인들과 불건전한 성생활을 하지 않았는지를 더 엄격히 검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중앙에서는 에이즈나 매독 같은 질병의 발병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각종 성병으로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보건성에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성병의 감염경로가 중국이라고 보고 중국을 오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이즈 검사를 강화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의주, 용천 등 중국과 마주한 국경지역에서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여성도 많아 단순한 성병 및 에이즈검사만으로는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올해 6월 미국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The Science)’에 따르면 2018년 북한에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인 HIV양성자가 8천3백여 명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 당국이 북한에 에이즈 환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999년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계속 그 수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동부 뉴욕시의 비영리 단체 ‘도다움(DoDaum)’의 김태훈 사무총장은 지난 7월 초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약 3천여 명의 북한 내 에이즈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제약회사로부터 기증받은 에이즈 치료제를 공급하는 등 북한 보건 당국과 함께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