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에 댐 방류 시 사전에 통지해줄 것을 공개 요청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8일 북한에 황강댐을 비롯한 북측수역의 댐을 방류할 시 남북 합의에 따라 사전에 통지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의 홍수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전 통지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현재 남북 간 통신 연락이 불안정한 상황, 사안의 시급성 등을 감안해 우선 공개적으로 북측에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공개 입장문을 낸 이유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날 오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북측과의 정기통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군 통신선도 통신이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신이 복구돼 업무개시 통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자 홍수피해 예방을 위한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고 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마감 통화에서도 관련 사항을 구두로 전달했습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통화를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무단 방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과 인접한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을 방문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과 수해 방지시설을 점검했습니다.
군남댐은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하류에 위치한 댐으로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북한의 황강댐과의 거리는 약 57km입니다.
다만 군남댐의 저수용량은 북한 황강댐의 5분의 1 수준으로 황강댐에서 방류가 이뤄지면 군남댐의 수위는 급격히 높아집니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한국에서는 지난 2009년 9월 6명, 2012년 8월 2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2020년 8월에는 주택 71채가 침수되고 하천 44곳이 유실되는 피해도 있었습니다.
권 장관의 이날 군남댐 방문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 내린 폭우의 영향으로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 수위가 높아진 데 따른 현장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09년 9월 무단 방류로 인해 한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2009년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접촉을 통해 댐 방류를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통일부에 따르면 합의 이후에도 북한은 수십여 차례 무단 방류를 했으며 사전 통보를 하고 방류한 사례는 6차례에 불과합니다.
한편 장마철에 돌입한 북한에 연일 폭우가 쏟아지며 주요 하천들을 중심으로 큰물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오는 30일까지 북한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며 특히 황해도와 함경남도 지역에는 200mm의 큰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