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휴일에 평양종합병원건설장에 동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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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김일성생일(4.15)행사를 대폭 축소하면서도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 명절 휴일을 맞은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어 원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15일 "해마다 태양절(4월15일)만 되면 정치행사 때문에 평양주민들을 들볶았는데 올해는 태양절이 비교적 조용하다"면서 "태양절마다 평양에서 진행되던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등 정치행사들이 취소되면서 평양주민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되던 공연관람과 외국인환영사업이 모두 중단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에는 지금도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에 당국은 태양절 날 집단적으로 만수대 동상에 꽃바구니를 증정하던 행사도 공장 기업소, 각 부서별 소규모 단위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꽃다발을 증정하며 충성결의를 다지도록 변경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시내에서 대규모 태양절 정치행사는 대부분 취소되었지만 중앙여맹조직에서는 명절 연휴기간(15,16일) 평양시 각 구역 여맹조직들에 평양종합병원건설장을 노력적으로,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태양절 기념행사의 하나로 진행하도록 포치하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일성생일에 평양시 여맹조직에서는 여맹기동대(예술단)를 무어 건설현장에서 공연 하거나 돈을 모아 음식을 준비해 집체적으로 건설자들을 지원하느라 시달리고 있다"면서 "일부 평양주민들은 (김정은의)치적쌓기 건설놀음에 가정주부(여맹원)까지 동원돼야 하냐며 태양절 강제동원 행사를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양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김정은이)당창건 75주년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한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서도 태양절 기념 결의모임 형태의 정치행사는 요란하게 개최되지 않았다"면서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과 청년돌격대원들은 명절날에도 쉴틈이 없이 굴착공사 마무리와 기초콘크리트치기 돌격전에 내몰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태양절을 며칠 앞둔 지난 11일, 중앙에서는 당 정치국 회의를 개최하고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사태로부터 인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세우라고 강조하였지만, 당의 정책은 빈 말에 불과하고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는 군인과 돌격대 그리고 주민들이 몰려들어 공사에 여념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루에도 군인, 돌격대 수천 명이 몰려 함께 일하고, 강제 동원된 주민들이 선전활동과 음식을 제공하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은 신형 코로나비루스 집단 감염을 불러올 수 있는 최악의 환경이 아니겠느냐"면서 "신형 코로나를 제대로 막으려면 수 천명이 모여서 일하는 건설현장과 주민들을 집단으로 강제동원하는 행태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