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에서 교통안전원 상관 집단 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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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월 북한 양강도에서 교통안전원들이 상관을 집단 구타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사건은 김정은총비서에 직보되었고 폭행가담자 모두 탄광, 광산으로 쫒겨 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6일 “요즘 안전부가 주민들의 입에 자주 오르고 있다”며 “혜산시 안전부 교통과 소속 교통안전원들이 자신들을 꾸짖는 교통지휘대장을 집단 구타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 10월 어느 날 저녁 시 안전부 교통지휘대 사무실에서 교통안전원들이 상관을 집단구타했다”며 “이날 총화 모임에서 교통지휘대 대장이 술을 마시고 모임에 참가한 부하들을 추궁하자 지적받은 교통안전원들이 별치않은(별 것 아닌) 것을 추궁한다며 대장에게 맞서다가 감정이 격해지자 달려들어 대장을 집단구타한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건 발생 다음 날 집단 구타에 가담한 5명 안전원들의 직무가 정지되고 정치부에 불려가 강도 높은 사상검토와 조사를 받았다”며 “그 결과는 사회안전성을 거쳐 김정은에게 직보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구타당한 대장의 건강 상태는 현재 양호한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건이 보고되고 얼마 후 관련자들을 모두 엄하게 처벌하라는 김정은의 특별지시가 하달되었고 결국 5명 전원 출당 철직 되어 탄광(석탄) 광산(석탄 외 광물)으로 쫒겨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교통지휘대는 시안전부의 한 부서인 교통과 소속으로 사무실은 외부에 있습니다. 교통지휘대는 주요 사거리와 외부에서 혜산시로 들어오는 길목을 비롯한 혜산시내 4곳에 교통지휘초소를 두고 있으며 각 초소에는 초소장 외 3~4명의 교통안전원들이 있습니다.

소식통은 “사건은 작년 10월에 발생한 것으로 당국이 일반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통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 어지간한 사람은 다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을 그러면서 “주민 수탈에 이골이 난 안전원들의 눈에는 자기 상관도 눈아래로 보이는 모양이다”라면서 “안전부에 불만이 많은 혜산 주민들은 처벌받은 교통안전원들에 대해 ‘꼴 좋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교통지휘대에서 집단 구타가 발생한 사실을 얼마전에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사건 발생 후 시안전부 교통과가 집중검열(감사)과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결과 교통안전원들이 술을 마시고 총화모임에 참가한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건은 중앙에 직보되었고 김정은이 사건에 가담한 당사자들을 엄하게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구타에 가담한 당사자들은 일이 제일 험한 탄광, 광산의 지하 막장으로 쫒겨갔고 교통과장과 교통지휘대장이 해임되고 교통안전원들도 모두 교체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교통안전원들은 각종 규정을 걸고 오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단속해 면허증을 회수하고 돈이나 휘발유를 뜯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라며 “그렇게 뜯어낸 돈으로 저녁이면 조용한 단골 식당에서 식사와 술을 마시곤 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온갖 트집을 잡아 주민들을 단속해 못살게 굴거나 뇌물을 강요하는 안전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은 하늘에 닿아 있다”며 “안전부가 이번에 한바탕 두들겨 맞았지만 안전원들의 악착스런 주민 수탈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게 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