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 물가 상승으로 북한 서민 시름 깊어

0:00 / 0:00

앵커: 음력 설날을 앞두고 북한 시장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북한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8일 “음력설이 다가오면서 식량과 식재료 등 시장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 “설 명절 준비를 해야 하는데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일반 주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만해도 입쌀1kg에 5,500원($0.67)하던 것이 현재는 7,000원($0.85)으로 올랐고 강냉이(옥수수)도 1kg에 3,400원($0.41) 하던 것이 4,000원($0.49)으로 올랐다”면서 “돼지고기는 1kg에 18,000~20,000($2.2~2.4)원하던 것이 25,000원($3.04)으로 올라 명절날 만이라도 밥상에 고기를 올려보려고 시장을 찾은 주민들이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식량가격이 오르면서 각종 부식물(식재료)을 파는 상인들도 가격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면서 “식용유는 1kg에 23,000원($2.8)에서 28,000원($3.4)으로, 고추가루도 1kg에 45,000원($5.5)하던 것이 50,000원($6.1)으로 상승하고 있어 명절 준비를 위해 시장에 나온 주민들은 명절만 되면 물가가 오른다면서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푸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역 인민위원회와 시장관리소에서는 음력 설을 맞으며 갑자기 물가가 상승하자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상인의 장사 활동과 물가를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상인들은 물가 단속을 나온 안전원과 시장관리소 성원들에게 뇌물을 줘가면서 물가를 올려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8일 “음력 설을 앞두고 식량을 비롯한 식품 가격이 오르자 다른 생필품 물가도 덩달아 같이 오르고 있다”면서 “휘발유의 경우 이 달 초만해도 키로당 14,000원($1.7)하던 것이 16,000원($1.95)으로 올랐고 디젤유(경유)가격도 키로 당 13,000원($1.6)에서 15,000($1.82)원으로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음력설을 맞으며 물가가 급등하자 장마당 매장들마다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비던 예전의 명절 분위기는 간데없고 몇몇 주민들이 물건값을 보고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반 주민들은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몰려있는데 말끝마다 현재의 어려움을 50-60년대의 투쟁정신으로 극복하자고 선동하는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주민들의 생계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총비서(김정은)가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군사 강국을 일떠세웠다는 선전만 되풀이 하고 있어 명절을 앞두고 생활고를 겪는 주민들의 울화를 돋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