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발생 2년여 만에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한 데 대해 내부 코로나 상황이 그만큼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12일 코로나 19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정치국회의가 소집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일 열이 있는 의심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겁니다.
그 동안 북한 내 코로나 감염자 발생에 대한 수많은 보도와 소문, 북한 내부소식에도 코로나 사례가 전무하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2년 3개월만에 확진 사례를 인정한 배경에 대해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그 동안 북한 내 코로나 사례가 전혀 없다는 발표는 믿기 어렵다며,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매우 악화되면서 코로나 발생을 공식 발표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발생을 부정하던 북한이 마침내 사례를 인정하고, 공식석상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나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내부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오히려 북한의 열악한 보건환경과 주민들의 영양상태를 고려했을 때 예상보다 늦게 코로나 위기 상황이 찾아온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코로나 감염사례를 공식 인정함으로써 외부 지원을 공개 요청할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그 동안의 지원 거부와 ‘자력갱생’을 강조해 온 김정은 정권이 쉽사리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코로나 확진사례를 계기로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외부에 코로나 사례를 먼저 인정한 후 다음 단계로 지원에 대해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미 연구기관 ‘로그 스테이츠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북한에는 코로나가 널리 퍼졌는데 몇달 전부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북한 당국에서 이를 인정할 상황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카지아니스 대표는 그러나 북한 내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북한 당국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강한 지도력을 중시해 온 김정은 총비서가 외부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정책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입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미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 역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 확진 사례 발표 시점이 흥미롭다며,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당국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그 동안 국제사회가 북한에 백신 등 코로나 관련 지원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김정은 정권이라며, 결국 북한 정권이 코로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앞으로 더 악화된다해도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자제하거나 중단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김 총비서가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도 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만큼 코로나 대응에 대한 인도적 문제와 핵·미사일 개발을 별개로 두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코로나 대북 지원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계획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