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파견 노동자에 코로나방역 지원금 강요

중국 훈춘의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
중국 훈춘의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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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외화벌이 노동을 추동하기 위해 충성결의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에서 더 많은 방역유지비용을 마련해 조국에 보내야 한다며 개별 충성맹세를 받아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료녕성 단둥시의 한 조선족소식통은 7일 “요즘 단둥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이 북조선 당국의 지시에 따라 충성결의문을 작성했다”면서 “노동자 개개인이 자필로 작성한 충성결의문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현장 곳곳에 붙여놓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단동영사지부 당위원회에서 지역 내 노동자들에 충성결의문 작성을 지시했다”면서 “상부의 지시에 따라 억지로 결의문을 작성하다보니 결의문 제목이 하나같이 ‘천리마시대의 영웅들처럼 살자!’라고 되어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당국이 주장하는 ‘천리마 시대’는 6.25 전쟁이후 1957년에 시작된 전후복구시기 전체 인민을 사회건설에 총동원하던 당시의 사회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라면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가 당국이 주장하는 천리마시대 정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인력회사 간부들은 노동자 개개인의 자필결의문을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장에 붙여놓게 했다”면서 “가뜩이나 바깥 세상 구경도 못하며 공장내부에 갇혀 고된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도록 채찍질 하는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단동영사부에서는 관할 지역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추가로 개별 과제금을 부과했다”면서 “(본국의) 방역유지비 명목으로 노동자 1인당 100위안(약 15달러), 간부들은 1천위안(약 150달러)을 추가로 바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 연길(옌지)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8일 “심양영사부에서 연길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강제로 충성결의문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의류 원자재가 가득 쌓인 노동현장에 매 사람의 자필 결의문을 붙여놓고 더 열심히 일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5월부터 조국의 코로나 확산 소식을 접한 북조선노동자들속에서 작업을 태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아무리 일해도 차례질 것이 없고 조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여긴 일부 노동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자 엄중한 상황이라고 여긴 심양영사관이 ‘천리마시대의 영웅들처럼 살자’는 내용의 충성결의문 작성을 요구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영사관 측에서 충성결의문을 요구하고 천리마시대의 영웅들처럼 살자는 선전선동 사업을 강화해도 북조선 노동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면서 “올해 들어서만 평양화성지구1만세대 건설지원과 련포온실농장건설, 코로나방역지원에 이어 코로나방역 유지비까지 부담하라며 매달 부과되는 지원금에 지친 노동자들의 불만이 쌓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자필 결의문까지 작성하게 하면서 추가 부담금을 부과하는 당국에 대한 북조선 노동자들의 원성이 높다”면서 “1인당 100위안의 기부금은 요즘 같은 코로나시국에서 노동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