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파견 노동자들에 김일성 애도행사 강요

0:00 / 0:00

앵커 : 북한당국이 해외에 파견한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김일성 사망 28주기 애도행사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의 지시에 따라 김일성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문헌학습과 애도행사가 해외현지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대북소식통은 7일 “내일(8일)은 단동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이 전원 김일성 사망 28주기 애도행사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애도행사 때문에 노동자들은 하루 작업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북조선 회사 대표들이 단동지구 북조선 영사부에 모여 (김일성 사망)28주년 애도행사를 진행할 데 대한 회의를 했다”면서 “각 회사의 사장들과 간부들은 영사부에 마련된 애도장에 꽃바구니를 증정하고 노동자들은 각자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헌화하도록 포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회사차원에서 바칠 헌화꽃바구니는 해당 단위들에서 자체로 자금을 걷어 마련한 것으로 안다”면서 “애도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작업복 대신 행사복장을 하고 참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모든 북조선 노동자들은 내일(8일) 오전 11시부터 북조선에서 제작한 김일성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북조선 노동자들은 회사에 마련된 행사공간에 모여 단체로 헌화한 후 영상물을 통한 추모 관련 영화문헌학습시간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노동자들의 애도행사와 헌화소식을 들은 일부 중국인들은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했으면 생산이나 제대로 하도록 보장해야지 무슨 애도행사를 그렇게 요란하게 하느냐”면서 “행사 때마다 작업을 중단시키는 북한당국의 처사에 중국 회사 사장들도 불만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8일 “오늘은 7월 8일 김일성 사망 28주기가 되는 날”이라면서 “중국에 파견된 전체 북조선 노동자들은 김일성의 애도주년을 기념하는 추모식에 참가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 료녕성 심양주재 북조선 영사관에서 심양일대에 파견된 북조선 회사들에 김일성 사망 28주기 애도행사와 관련한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중국에 파견된 모든 북조선 회사들은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영상추도대회를 진행하라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일성 사망 애도행사를 28년째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 이르는 3대세습으로 인해 북조선이 세계적인 빈곤국가로 전락했는데도 김일성을 추도하는 애도행사를 계속 강요하는 북한정권을 비웃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을 중심으로 동북3성에 있는 북한 노동자수는 8만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