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강한 코로나 변이, 북 대량이주 촉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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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비루스)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BA2.75'가 한반도에 상륙한 가운데, 강력한 전염병이 '북한 주민들의 대량이주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로나19 변이 중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져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BA2.75.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말인 상상의 생물 ‘켄타우로스’로도 불리는 이 변이는 면역회피 능력이 뛰어납니다.

코로나에 걸렸다 나았거나, 왁찐(백신)을 맞아 면역력이 있는 사람도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인도(인디아)에서 처음 확인된 뒤 지금까지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 10여 개국에서 확인되고 있고, 14일에는 한국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염병이 북한에서 강하게 확산될 경우 북한 내부에서 ‘갑작스런 대규모 이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길버트 번햄 교수.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길버트 번햄 교수.

과거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 보건시스템을 장기간 연구했고, 두차례 방북 경험이 있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 길버트 번햄(Gilbert Burnham) 교수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할 때 인구이동 현상이 나타났다”며 “전염병이 경제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인구이동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이 높을 경우엔 ‘갑작스런 대량 이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Historically we have seen migrations in the face of epidemics. Cholera and Ebola have produced population movements in recent years. A sudden epidemic could add to the tension of economic stress and trigger this population movement. High mortality epidemics can precipitate a sudden mass migration.)

구체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대량 이주가 발생한다면, 무장된 DMZ보다는 북한과 중국 국경을 통한 이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This could be more likely along the extended China-DPRK border than with the heavily fortified DMZ.) 그러나, 북한 내 정확한 코로나 상황을 알 수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최근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북중 국경을 통한 이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AP통신의 초대 평양 지국장을 지낸 진 리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코로나를 이용해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탈북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he North Korean leadership appears to have used the threat of COVID as an opportunity to exert more restrictions on travel and to tighten border controls. We are seeing the effect in the low number of North Koreans arriving in South Korea,)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미국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갑작스런 대량 이주’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을 때에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This would imply that the leadership has lost significant control over the population, including its mobility.)

주민들의 대량 이주는 북한정권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하고 싶은 일로, 북한 정권의 중심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량 이주는 북한정권과 체제를 지탱해온 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중국으로의 대규모 이주가 불가능한 북한 주민들은 전염병 창궐에 따른 생활고 등으로 인해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크게 늘어나고 이것이 북한 체제 내부의 불안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