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전쟁노병(한국전쟁 참전군인)에게 불효하는 자식들을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고령의 노병인 부모를 방치한 간부는 즉시 직위해제하고 일반주민은 자아비판서를 써야 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부터 성천군에서는 혼자 살고 있는 전쟁노병들의 자식이 어디에 살고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당적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사업은 제8차 전쟁노병대회(7.27)이후 노병들의 생활을 당에서 책임지고 돌봐주며 사회적으로 우대하라는 중앙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조사에서 고령의 전쟁노병 부모를 모시지 않고 따로 분가해 살고 있던 청천강기계공장 선반직장 부문당 비서와 직물공장 세포비서 3명 등 모두 4명이 걸려들어, 그 다음 날 바로 직위 해제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노병 부모를 방치한 불효로 직위가 해제된 당 간부들에게는 6개월의 혁명화조치가 내려졌습니다. 6개월 간 공장노동자로 일을 하면서 노병 부모님을 집으로 모셔다 효성을 다하면 다시 당 비서 직위로 복귀시켜준다는 것입니다. 영구적으로 직위해제되거나 출당 철직 처분을 받는다면 부모인 전쟁노병들이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지난주부터 정주시 당위원회가 각 지역 인민반장을 통해 전쟁노병들을 모시지 않거나 천대하는 자식들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조사에서 90세 노병인 부모와 함께 살고 있지만, 생활고로 인해 하루 세끼 대접을 하지 못하거나 치매로 누워있는 노병을 집에 가두고 농장일을 하고 있는 오성리 협동농장 농민 다섯 명이 노병을 천대한 불효자의 시범꿰미로 걸려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해당 농민들은 며칠 동안 군당으로 불리워가 노병인 부모에게 불효했다는 자아비판서를 쓰고 당에서 아끼는 노병 부모를 효성을 다해 모셔야 한다는 사상교양을 받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노병부모에 불효했다는 ‘죄’로 자아비판서 처벌을 받은 농민들에 대해서 주민들은 누가 자기부모에게 따뜻한 밥을 대접하고 싶지 않아 대접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하고 있다”면서 “전쟁노병들의 불쌍한 노후가 어떻게 국가의 책임이 아니라 자식들의 죄로 만들고 있냐면서 노병들의 삶을 책임지지 않고 자식들에게 떠미는 당국을 비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노병은 국가유공자로 분류되며 국가가 식량과 생활비 공급해야 할 대상인데 이러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