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 경제의 중요 명맥인 함경남도 검덕지구에서 그간 태풍으로 입은 피해 복구 작업이 진행됐지만 이 지역의 특수한 지형 및 기후로 인해 재건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가지형정보국(NGA-National Geospatial-Intelligence Agency)은 16일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 검덕지구의 검덕광산 지역에 대한 건설 현황과 향후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검덕지구는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경제의 중요 명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주요 광물 생산 지역이며, 특히 납과 아연, 금과 은이 풍부해 이곳을 ‘금골’ 또는 ‘돈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보고서는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세계에서 아연 생산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아연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은과 황동, 합금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산화아연으로 배터리나 의약품, 플라스틱, 전기장비 등 다양한 제조 제품에 사용되고 있어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당 지역은 장마철이 되면 일반적으로 수위(water level)가 높아지고 저지대에 위치한 시설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환경이라 향후 홍수와 태풍의 피해를 피할 수 없어 재건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보고서는 이에 대비해 콘크리트 홍수벽을 건설하거나 광산의 토사를 전략적으로 배치할 수도 있지만 지난 2020년에 파괴적인 홍수를 야기한 태풍 ‘마이삭’과 같은 악조건에는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산악지대이자 홍수가 발생하기 쉬운 검덕광산을 되살리려고 한다면 추가 근로자 주택 건설과 수리 작업 그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실제 이 지역의 생산을 늘리고 경제적인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에너지 공급과 새롭고 현대적인 장비 및 방식 도입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프라(기반 시설) 구축에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검덕광산 지역은 지난 2020년 ‘마이삭’으로 피해를 본 이후 김 총비서가 복구현장을 시찰 후 환경을 개선해 ‘본보기 관산도시’로 발전시키라는 지시 아래 2021년 제 8차 당대회에서 발표된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2020년 북한의 경제적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고 평가하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출을 위한 경공업 발전 및 관광에 적용됐던 자원을 아직 개원되지 않은 평양종합병원과 수많은 주택사업과 같은 보다 국내 중심적인 사업에 사용하는 것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김 총비서는 북한의 인프라 구축과 증가하는 주택 요구 충족, 안정적인 식량 공급에 필요한 지역 내 주요 생산품으로 북한의 전략적,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검덕지구는 중요하다는 점을 내외적으로 거듭 밝혔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이 지역에서 광업은 계속됐지만 지난 10년 동안 홍수 이후 수리 및 복구 작업을 제외하고 이 지역의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생산량을 늘리려는 노력의 흔적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은 새 주택과 공공시설을 놀라운 속도로 건설했지만 불안정한 지반에 건설되는 건축물 품질이 떨어져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장마 기간에 또 물이 고이는 등 홍수로 인해 반복되는 피해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결여된 채 건물만 지속적으로 신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은 지속적으로 부실한 자원 관리, 오래된 광산 장비, 기이하고 부적절한 인프라, 장마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부분 실현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지역의 재건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추구해 북한의 수출에 대한 강력한 국제적 제재가 이행되며 세계 시장으로의 접근이 제한된 것도 해당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