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몇달 간 외화 대비 북한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원화를 사용해 물건을 구매하는 일반 북한 주민들의 생활도 더욱 어려워질 거란 우려가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최근 비공식 환율 통계에 따르면 미국 달러 등 외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북한 원화 대비 외화 가치가 크게 올랐습니다.
북한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겁니다.
7월 초 7천300원이었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7월 29일 7천900원까지 올라 한 동안 이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8월 12일 7천650원으로 다소 떨어진 후 19일 7천250원을 기록했습니다
아시아 프레스의 환율 추이 통계를 보면 6월부터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까지 5천원 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6천원으로 오른 후 5월 말까지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더니 6월 들어엔 7천원대에 돌입했습니다.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은 변동이 있긴 하지만 올해 1월 말부터 800원대로 오른 이후로 현재까지 약 850원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 내 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미국 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꼽았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중앙은행제도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국제시장에서 달러가 급등함에 따라 북한 내에서 사용되는 외화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무역 재개를 위해 달러를 사용함에 따라 달러 부족 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그러면서 북한과 같이 고립된 나라도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외화 사용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러한 환율 상승은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박사는 외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경이 개방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어날 경우 원화를 사용하는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는 식료품이나 생필품 구매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브라운 박사 :달러를 많이 갖고 있는 돈주나 부자들은 이를 팔지 않고 저금해 두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좋은 상황이 됩니다. 반면 북한 원화를 가진 일반주민들은 비싼 수입품을 사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겁니다.
한편 지난 12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이 탈북민의 증언을 바탕으로 조사한 ‘북한 소비자 지급수단 조사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화현금을 지급 수단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는 주민 비율이 2000년대 17.5%에서 2010년대 37.6%로 급증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