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민간대북방송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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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가 민간대북방송을 지원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청취율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이 5일 서울 국회에서 주최한 ‘북한방송통신 선제적 개방 그리고 민간차원 대북방송 주파수 지원 입법적 고찰’ 토론회.

한국의 대북방송사인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민간대북방송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동반된다면 북한 주민의 청취율을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북한 주민의 약 1% 정도가 민간대북방송을 듣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부에서 프로그램 제작, 주파수 등을 지원한다면 최대 10%까지 청취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북방송을 강화해 북한 주민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언론의 자유, 알 권리 등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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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방송통신 선제적 개방 그리고 민간차원 대북방송 주파수 지원 입법적 고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RFA Photo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우리 정부가 조금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제작과 주파수를 지원한다면 저는 청취율을 적게는 5% 그리고 많게는 10%까지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북한에 남북 방송통신 개방을 제안하자는 방안과 관련해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민족 동질성 회복 등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남북 방송통신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남북 대화의 의제로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면 북한을 압박하는 협상 카드의 효과 정도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역시 2020년 ‘반동 사상문화 배격법’을 제정한 북한이 남북 방송통신 개방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면적 개방이 아닌 맛집 소개, 노래 경연 프로그램과 같이 한국과 북한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제한적 개방 방안은 보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 대표는 북한이 방송통신 개방에 호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먼저 북한 방송통신을 개방하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방안에 대해서는 “북한은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하는데 능한 나라”라며 “북한이 한국 국민들이 혹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국 사회에 파고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사실 제가 살아본 북한은 거짓말하는 나라입니다. 만약 우리가 북한의 방송통신을 개방한다고 하면 북한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막 비틀고 구석구석 들어올 것 같은데 그러면 큰일 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한명섭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한국이 먼저 북한의 방송통신을 개방해야 북한에 주민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며 태 의원의 방안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한 겸임교수는 “한국이 북한의 방송통신을 개방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 차원에서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한국 통일부의 황선혜 사회문화교류정책과장은 “정부는 남북간 주민들의 상호이해 증진과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목표에 기반해 방송ㆍ언론ㆍ통신 분야에서 교류 협력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북한의 태도를 볼 때 상호 개방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고 “관계기관 및 사회 각계와의 협의 아래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며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