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평화 운동가들이 앞으로 15개월 간 미국 남동부 지역을 돌며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에 핵 군축 및 비확산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칩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장음: 골든 룰 프로젝트 출정식) “We will not stop until nuclear weapons are banned.”
“우리는 핵무기가 금지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힘찬 구호와 함께 전 세계의 평화와 비핵화를 촉구하는 ‘골든 룰 프로젝트’(Golden Rule Project)가 시작됐습니다.
지난 8일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 시청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는 이번 행사를 펼치는 미국 비영리단체 ‘평화를 위한 재향군인회’(Veterans for Peace)와 평화 운동가들을 비롯해 에밀리 라센(Emily Larsen) 덜루스 시장 및 시의원들과 젠 맥큐언(Jen McEwen)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참석해 골든 룰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평화 운동가들은 앞으로 15개월 간 ‘골든 룰’이라는 이름의 범선을 타고 미국 위스콘신주 미시시피강을 출발해 플로리다주와 뉴욕, 시카고 등 미국 남동부 지역 100여곳을 방문해 500여 차례 행사를 열고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에 비핵화를 촉구하고 핵 전쟁 가능성 및 그 참혹함을 사람들에게 알릴 계획입니다.
이동거리만 약 1만1천 마일, 즉 약 1만7천700킬로미터(km)에 달합니다.
평화를 위한 재향군인회의 헬렌 자카드 골든 룰 프로젝트 매니저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고 북한과 미국 사이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핵 군축 추진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Push for nuclear disarmament is as relevant as ever, as Russia continues its invasion of Ukraine, and threats have bubbled up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특히 그는 골든 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지난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모두 핵무기 사용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One reason we decided in 2017 to take Golden Rule to the Pacific was because at the time both President Trump and President Kim were apparently thinking about using nuclear weapons.)
당시 김정은 총비서는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도발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단추가 있다”고 맞받아치는 등 북미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에 대해 자카드 매니저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이 대북제재를 중단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실험을 중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I wish that North Korea didn't think that it was necessary to develop nuclear weapons. And that perception could have been stopped in 1994 or 2017. I think the US should stop the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stop standing in the way of the end to the Korean war, and take other measures that will guarantee the safety of the North Korean state. I think if the US would do that, North Korea would stop the development and testing of nuclear weapons.)
한편 골든 룰 프로젝트의 비핵화 캠페인은 무려 6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958년 4명의 평화 운동가들이 남태평양 마샬제도에서 벌어지는 핵무기 실험을 막기 위해 ‘골든 룰’호를 타고 미국 로스 앤젤레스에서 마샬제도의 에니웨톡 환초(Eniwetok Atoll)로 향하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평화 운동가들은 마샬제도에 도착하기 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체포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반핵 시위가 확산됐고, 이 여파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부분 핵 실험 금지 조약(Partial Test Ban Treaty)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골든 룰’호가 개인 소유주에 팔리면서 잊혀지는 듯했지만 평화를 위한 재향군인회가 다시 한 번 원래의 임무였던 비핵화와 평화의 메시지를 회복하고자 2010년 골든 룰호를 구입, 5년간의 노력 끝에 복원을 성공해 캠페인을 재개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