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당국이 노동당원들을 대상으로 당원증 검열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원증 보관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검열이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 “요즘 청진시에서 각 기관, 공장, 기업소 별로 당원들에 대한 당원증 검열이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검역 소식이 알려진 건 아직 청진시 뿐입니다.
소식통은 “월요일(12월 19일) 아침 모든 당원들이 당원증을 착용하고 출근할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되었다”며 “초급당비서가 당원 한 사람씩 불러 당원증 보관관리 상태를 검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원증 검열은 당원증의 상태와 당원증을 넣는 케이스와 가방, 몸에 착용하기 위한 끈의 상태를 살폈다”며 “초급당비서가 직접 한명 한명 당원들의 당원증을 검열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노동당은 2013년 당원증을 새로 교부한 바 있습니다.
북한에서 원칙적으로 노동당원은 당원증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 회의에 참가할 때와 특별한 있을 때를 제외하곤 평소엔 미착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당원증은 깨끗한 종이로 싼 다음 물에 젖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밀착이 잘 되는 비닐로 다시 한번 꽁꽁 싸며 금속으로 된 곽에 넣어 가죽(인조가죽)으로 된 당원증 전용 가방에 넣어 보관합니다. 당원증이 든 가방은 어깨에 메는 끈과 허리에 고정하는 끈으로 고정해 왼쪽 앞가슴에 착용해야 합니다.
소식통은 “다음 날 알게 된 일이지만 이번에 갑자기 당원증 검열을 진행하게 된 것은 청암구역의 한 남성 당원 때문이었다”며 “이 남성이 당원증을 맡기고 술을 사가면서 내일 돈을 가지고 오겠다고 했으나 보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자 해당 장사꾼이 당원증을 지역 당위원회에 바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원증 검열이 끝난 후 당원모임에서 초급당비서가 그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당원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며 당원증 관리를 잘할 데 대해 강조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들은 당원들은 얼마나 술이 마시고 싶었으면 돈 대신 당원증을 맡겼겠느냐면서 동정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열에서 적발되면 출당 처벌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관련 청진시 송평구역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엊그제(12월 20일) 우리 기업소에서도 당원들이 한 명씩 초급당에 불려가 당원증 검열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원증 검열은 세포비서가 월 수입의 2%인 당비를 받으면서 수납 도장을 찍어주고 매달 점검하고 있다”며 “세포비서가 아닌 초급당비서가 직접 당원 한 사람씩 불러 당원증을 검열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초급당비서가 당원증의 매 갈피에 끼우게 된 속지가 없거나 물이나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 요소를 지적하기도 했지만 검열의 핵심은 당원증을 본인이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남자라면 누구나 당원이 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바쳐 노력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당원증의 위력이 예전같지 않다”며 “우리 기업소만 봐도 30대 40대 등 비교적 젊은 층 비당원 근로자 중에 당원이 되겠다고 열성을 부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