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일부 북한근로자들 식비 벌이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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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파견된 일부 북한 근로자들이 일거리가 줄어 숙식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당국의 코로나방역이 대폭 강화되면서 상당수 공장들이 생산활동을 멈췄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동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9일 “요즘 시안 등 대도시에 이어 단동일대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품의 생산 및 유통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북조선 근로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식품가공공장이나 의류봉제공장, 전자제품 조립공장들이 작년 12월 초부터 가동을 멈추는 바람에 북조선 근로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동 지역의 북조선 근로자들은 요즘 외화벌이는 고사하고 근로자들의 숙식비를 벌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저렴한 인건비로 북조선 근로자를 고용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던 중국의 사업주들도 공장 가동이 중단된 마당에 북조선 근로자들의 숙식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소 알고 지내는 북조선 근로자 관리담당 지배인은 요즘 중국대방들을 찾아다니면서 근로자들의 숙식비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니 식비라도 마련할 일감을 좀 찾아 달라고 사정하고 있다”면서 “무슨 일이라도 좋으니 근로자들이 할 수 있는 일감을 맡겨주면 최소한의 로임만 받고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동안에는 중국에서 일하는 북조선 근로자들은 본국의 근로자들에 비하면 식사의 질이 아주 좋았다”면서 “쌀밥은 물론 육류, 물고기, 계란, 각종 남새를 자주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엔 벌이가 없어 식사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의) 허난(하남)성과 텐진(천진), 산시성 일대에서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중국 전역의 31개성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월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당국은 도시 봉쇄와 이동통제라는 강력한 방역정책을 펴고 있어 특히 동북지방의 변경지역 소규모 공장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동시의 또 다른 조선족 소식통은 10일 “요즘 북조선근로자들이 공장의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20대의 젊은 나이로 한창 잘 먹어야 할 근로자들이 아침에는 밀가루 빵, 점심 저녁에는 밥과 배추국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가족이 있는 조국을 떠나 타지에 나와 일하는 북조선 근로자들에게 위안이라면 배를 곯지 않고 잘 먹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요즘은 공장 일거리가 줄어 노임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북조선 근로자들의 식사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 근로자의 숙식 문제는 북조선 인력회사에서 파견한 간부가 책임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북조선 근로자들이 하루 15시간 이상 일해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는데 요즘 수입이 줄었다고 이런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을 중심으로 동북3성에 있는 북한 노동자수는 8만에서 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월급은 대략 미화 400달러 정도 되는데 그중 100달러 정도만 개인이 지급받고 나머지는 충성자금 등으로 북한 당국이 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