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범대학 현대화' 지시만 있고 지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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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각 도 소재지에 있는 교원(교사)양성대학들을 올해 안으로 현대화된 대학으로 개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지시를 받은 해당 부문 간부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12일 “지난 12월에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8기4차전원회의에서 교원(교사)양성 대학인 사범대학(초급중학교 이상 교사 양성)과 교원대학(유치원, 소학교 교사양성)들을 과학화, 정보화, 현대화가 실현된 대학으로 개건(개축)할 것을 결정했다”면서 “함북도를 비롯해 전국의 도 소재지마다에 있는 교원양성대학들을 해당 도당위원회가 책임지고 과학화, 현대화된 대학으로 바꾸라는 지시가 도당과 교육부문 간부들에게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전원회의에서 전국의 사범대학들과 교원대학들을 새롭게 탈바꿈 시킬 것을 결정하게 된 것은 지방과 농촌의 교원의 질을 높이고 농촌지역의 교육 환경을 현대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도시와 농촌의 현격한 교육수준차이로 인해 농민들이 자식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돈벌이에 내보내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함경북도 소재지인 청진시에는 제1사범대학, 제2사범대학이 있고 회령시에는 소학교교원양성대학인 교원대학이 있다”면서 “전국적인 차원에서 보면 매 도마다 3개 이상의 사범대학과 교원대학들이 있어 도내에서 필요한 교원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교원양성대학의 현대화 사업은 국가적인 사업으로 투자와 지원책을 마련해준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해당 도에서 책임지는 자체사업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부들은 잘 알고 있다”면서 “말은 현대화 사업이라고 하지만 현재의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야 하는데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나 강재의 보급도 불확실 한데다 학교의 과학화, 정보화를 위해서는 많은 장비가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구입하느냐 하는 중요한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의 경우, 지시를 받은 도당 책임간부들이 교원대학 현대화 관련 실무단을 조직하고 매일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하급기관 간부들을 닦달질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대화사업을 올해 안으로 끝내야 하는데 아직까지 계획의 첫 단계도 타산(준비)하지 못한 간부들은 당 전원회의 결정 관철 태만으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하급기관 간부들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같은 날 “양강도에서는 사범대학과 교원대학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교원양성대학들의 개건(개축)공사가 시작되었다”면서 “도에서는 건설역량을 편성하여 낡은 건물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추운 겨울 공사라 어려움이 많은데다 새 건물의 건설자재 보장을 위해 주민 세부담이 증가할 것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 건물을 세우는 건자재는 나라에서 보장해준다 해도 대학현대화에 필요한 첨단교육장비를 어떻게 구입하겠는가 하는 것을 놓고 해당 간부들이 난처해하고 있다”면서 “컴퓨터 같은 값비싼 전자기기 위주인 첨단교육장비문제는 구입비용도 문제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국경이 막힌 지금 상황에서 마음대로 들여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