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가 오는 5월 실시되는 영국 지방선거에 구의원 후보로 재출마합니다.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5월 영국 지방 보궐선거에서 탈북민 출신 최초로 맨체스터 지역 구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박지현 씨.
박지현 씨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는 5월 영국 지방선거에서 맨체스터 지역 베리(Bury) 자치구의 램스보톰(Ramsbottom) 구역에 보수당 구의원 후보로 선정되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도 홈페이지에 베리의 램스보톰 구의원 후보가 박지현 씨라며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지난 26일 구의원 후보로 확정이 됐다며 올해의 경우, 모든 후보 선발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한 지난해와 달리 직접 지역 주민들과 만나 공약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자신을 믿어준 주민들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지현 씨 :올해는 램스보톰 주민들 앞에 딱 서니까 더더욱 제가 후보자가 된다면 제 어깨에 지고 가야 할 짐들, 제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 진짜 뚜렷하게 알게 되더라고요. 이분들이 주신 그 믿음에 내가 보답을 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그날 하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자유와 정의, 행복한 가정’이라는 선거 구호로 내세워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지역 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5월 열리는 영국 지방선거에서 맨체스터 지역의 베리 자치구는 램스보톰 등 17개 구역에서 각각 3명씩 모두 51명의 구의원을 뽑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박지현 씨는 국제사회에 북한 여성과 아동의 인권 실태를 알리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지난 29일 영국 옥스포드 타운홀에서 열린 세계 유명 강연회 ‘테드X’에 연사로 나서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으로 북한 인권 문제가 도외시되어 왔다며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지현 씨 :인권 문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닌 바로 휴머니즘(인본주의)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인들이 21세기 홀로코스트 북한을 절대로 잊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남겼습니다.
박지현 씨는 지난 1998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등을 겪은 끝에 2008년 망명 지위를 받아 영국에 정착했으며 이후 북한인권단체인 ‘징검다리’ 대표로 활동하며 탈북 여성과 북한 아동의 인권 보호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박 씨는 이같은 활동으로 2018년 영국 ‘아시아 여성상’ 대상, 2020년에는 국제앰네스티로부터 ‘브레이브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인 ‘더 타임스’도 지난달 26일 박지현 씨를 올해의 영웅들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