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잔류 일부 북 노동자 “하루에 한끼도 겨우”

지난 2012년 단둥 인근의 한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축구화를 만들고 있다.
지난 2012년 단둥 인근의 한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축구화를 만들고 있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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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남아 있는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단체 노체인(No Chain)의 정광일 한국지부장은 14일, 북중 국경지역 중국 측에 머물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지부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길림성 연변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에 한끼밖에 챙겨먹질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광일 지부장: 연변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하루에 한끼 먹습니다. 일감도 없고. 그래서 중국인들조차 엄청 불쌍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로, 중국에서 하루 하루 힘겨운 삶을 살면서도 북한 당국의 국경 폐쇄조치로 2년째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외국에 사는 가족과 친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오던 북한 내 주민들도 국경봉쇄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간에서 돈을 전달하는 중국인 브로커, 즉 전달자가 국경봉쇄 전보다 훨씬 많은 절반 이상을 수고료 명목으로 떼고 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쌀 등 식량과 생활용품 가격이 모두 크게 올라 어렵게 받은 돈조차 써볼게 없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북중국경지역 소식통을 통해 중국내 북한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지금의 상황이 지난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상황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저도 하루에 한끼밖에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구요. 90년대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중국내 북한 노동자가) 한끼밖에 못 먹어도 그 한끼가 고마운줄 알아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북한 집에 있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끼도 못 먹기 때문에...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달 중순, 중국 당국의 코로나방역이 대폭 강화되면서 상당수 공장들이 생산활동을 멈췄으며,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중국 단동 일대의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숙식비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