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행사 참여하라” 북 주민 들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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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북한 당국이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2/16)을 맞아 각종 경축행사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14일 “오는 16일‘광명성절’을 맞으며 당국에서는 ‘위대한 장군님의 탄생 80돌을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할 데 대하여’라는 선전선동대책안을 13일 각 기관 기업소와 인민반들에 하달했다”면서 “대책안에 따라 기관, 기업소와 각 인민반들에서는 행사동원계획을 세워 집행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광명성절 경축행사를 보면 위대성선전강연, (김정일)노작연구발표모임, 명언 해설, 충성의 노래 모임 등 많은 정치행사들이 조직되고 있다”면서 “모든 행사는 정치적으로 짜임새 있고 의미 있게 진행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해당 기관들에서는 행사준비를 위해 주민들을 매일같이 들볶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기관, 기업소별로 진행하는 충성의 노래 모임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경우, 지난 1월말부터 매일 업무가 끝난 다음 한 곳에 모여 늦은 밤까지 노래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당위원회 책임간부들이 노래연습모임에 직접 참여해 감시하는 바람에 소속 종업원들은 빠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보름 동안 밤 늦게까지 노래연습을 해야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16일 당일에는 해당 지역 당위원회의 지도 밑에 경축 모임, 경축공연, 경축 무도회, 체육경기를 기관, 기업소 별로 실정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면서 ”각 지역 동사무소에서는 행사 준비를 위해 가두여성(주부)들을 수시로 동사무소에 소집하는 바람에 여성들의 생계활동에 지장을 받게 되어 주민들은 차라리 이런 명절은 없느니만 못하다고 말한다”고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같은 날 “중앙의 지시에 따라 14일 17시부터 17일 17시까지 사흘간 특별경비기간이 선포되었다”면서 “이 기간 동안 기관, 기업소들은 책임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해서 특별 경비조를 무어 김일성·김정일부자 동상들과 사적지들에 대한 야간경비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특별경비기간에는 여럿이 모여 술을 먹거나 먹자판을 벌리(벌이)행위는 금지되며 행사분위기를 해치는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책임간부들이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면서 “사흘간의 특별경비기간에 문제를 일으킨 대상들은 당적, 법적으로 처벌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