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 군 당국이 지난 1월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불순(외국) 영상물 소지 여부에 대한 일제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결과 간부들이 외국 영화와 드라마, 노래 등이 담긴 저장매체를 소지한 것으로 밝혀져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군 관련소식통은 14일 “인민군 총정치국에서 올해 1월초부터 한 달 동안 국방성 직할부대들과 총참모부 직속 부대들을 대상으로 불순 영상매체 이용과 소지에 관한 집중 검열을 진행하였다”면서 “총정치국의 지시에 따라 총참모부, 국방성, 보위국 성원들로 무어진 109연합검열조에서 진행한 검열에서 간부들이 불순 영상물을 소지한 것으로 밝혀져 해당 부대 지휘관은 물론 인민군 총참모부 지휘부도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노트형 컴퓨터(노트북)나 책상형 컴퓨터를 소지하고 있거나 업무적으로 컴퓨터에 상시 접근이 가능한 간부급 군인들과 휴대전화를 소지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불시에 진행되었다”면서 “평소 가깝게 지내는 109연합검열조의 성원으로 검열에 참여한 간부로부터 불순녹화물을 영상저장장치(USB, SD카드)에 저장해 놓고 수시로 이를 시청하던 간부 10여 명이 단속되어 군 지휘부가 긴장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국방성 직속 무역회사의 한 간부는 전자 저장장치에 한국영화 3편, 일본의 성인영화10편,‘사랑의 불시착' ‘태양의 후예’ 등 한국드라마 7편과 미국영화 5편을 저장한 채 소지하고 있다가 이번 검열에 단속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에 단속된 무역회사 간부는 국방성에서 무역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고위 간부로 3년전에도 한국드라마를 비롯한 외국영화들과 일본 성인영화를 저장해 가지고 있다가 검열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고 관대히 용서를 받았던 인물”이라면서 “무역업무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여 당시에는 관대한 처분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군사재판에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에서는 또 국방성의 한 장령(장성)의 부관으로 근무하던 군관이 노트형 컴퓨터(노트북)에 남조선의 색정전자도서(성인잡지) 3권과 남조선의 미신 자료 20건을 저장해놓고 있다가 발각되었다”면서 “이로 인해 해당 군관은 인민군 보위국에서 아직 조사가 진행중에 있고 상관인 장령(장성)은 지휘 책임을 물어 (계급)강등과 강직(직무해제)된 후 혁명화 처분에 따라 하급 전투부대로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군관련 소식통은 “이번 109연합검열조 검열에서는 총참모부 지휘정보국의 직속 통신부대에 근무하는 한 군관이 한국영화 1편, 한국드라마 27편, 한국노래 40편이 담긴 소형 저장매체(SD카드)를 가지고 있다 검열에 단속되었다”면서 “이사건을 계기로 국방성, 총참모부 등 상급 부대 간부들의 손전화기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이 109연합검열조 검열을 지시하게 된 데에는 국방성, 총참모부 같은 군 지휘부에서부터 특수군사령부 같은 상급부대에서 불순녹화물이 나돌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 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수도 평양에 위치한 상급부대에서 적지 않은 불순영상물 소지자가 발견된 검열 결과에 대해 군 당국이 당혹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은 내부지시문을 통해 각급 부대 정치부가 책임을 지고 109연합지휘부와 협동하여 군 간부들의 불순영상물 소지 및 이용에 대한 검열을 지속적으로진행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이번에 단속 대상이 나온 부대들에는 수시로 총정치국과 국방성, 총참모부, 보위국 합동 검열성원들을 파견하여 불시 검열을 진행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어 모든 부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