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가뭄으로 말라가는 샘물...냇물 마시는 북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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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일부 지역 주민들이 겨울가뭄으로 샘물이 마르는 바람에 식수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샘물이 없어 냇물이나 강물을 길어다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현지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주민소식통은 17일 “최근 청진시 청암구역 내 농촌 지역들에서 샘물이 말라 식수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샘물이 나오지 않는 샘터들에는 온갖 오물(쓰레기)이 들어차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암구역의 여러 농촌지역들에는 수도시설이 되어있지 않지만 사계절 자연 상태의 물을 그대로 마셔도 탈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수질이 좋은 샘터가 많아 주민들은 샘물을 식수로 사용해왔다”면서 “시내 중심가 상수도에서 나오는 물보다 오히려 수질이 좋아 일부 도시 주민들이 샘물을 길어다 먹을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수년 전부터 농촌 지역 주민들의 식수를 책임지던 샘물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겨울철에 들어서는 아예 말라버린 샘터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름에 큰물이 자주 나면서 샘터가 휩쓸려 오염되는 일이 잦았고 수년 전부터 샘물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요즘에는 아예 샘물이 말라 붙어 식수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남아있는 샘터도 샘물의 양이 확연히 줄어들어 주민들은 다음 사람을 위해 물통을 채우지 못한 채 자리를 뜬다”면서 “누군가 샘물을 퍼 간 후 다시 물이 차오를 때까지 두시간 가량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냇물을 길어다 마시는 주민들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샘물의 양이 줄거나 완전히 말라버리는 현상에 대해 겨울가뭄을 원인으로 꼽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일부 주민들은 산에 나무가 없어 여름에 큰물이 날 때 물을 지하에 가둬 놓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면서 “냇물이나 강물도 수량이 확연히 줄어들어 농민들은 금년 농사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냇물은 오염되어 그냥 마셔서는 안된다는 걸 알지만 상수도 기반이 없는 농촌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서 “냇물을 길어다 하루 정도 놓아두었다가 끓여서 마시는 걸로 대책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화성군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18일 “요즘 화성군 내 여러 농촌지역에서 식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지역 주민들은 평소 식수로 사용하던 샘물이 고갈되면서 식수를 구하기 위해 다른 마을 샘터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도시에는 공동 상수도가 있어 수돗물이라도 마실 수 있고 일부 상류층은 비싼 생수를 사서 마시고 있다”면서 “그러나 생수는 물론이고 공동수도가 없는 우리 동네에서는 주민들이 샘물을 뜨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물이 남아있는 샘터를 찾아 추운 날씨에도 길게 줄을 서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샘물이 있는 샘터를 찾지 못한 주민들은 할 수 없이 강물을 길어다 정화처리도 없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우리 군 뿐 아니라 여러 산간 지역, 농촌 지역들에서 겨울 가뭄으로 인한 식수 부족을 겪고 있는데 샘물이 없어 냇물을 식수로 마신 주민들 속에서 대장염이나 설사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고장은 샘물의 수질이 좋기로 소문난 고장인데 수년 전부터 샘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주민들은 샘물이 조금씩 줄어도 이렇게 완전히 말라버릴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샘물 부족 사태에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