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민주주의·시장경제·국정관리 수준, 전세계 최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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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정관리 수준이 전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만 집중해 경제나 복지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의 베르텔스만 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2 베르텔스만 변혁 지수’(BTI 2022) 보고서에서 북한의 민주주의·시장 경제로의 전환 수준이 전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민주주의·시장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과 그 수준을 분석하는 베르텔스만 변혁 지수에서 북한은 전체 137개국 중 133위에 그쳤습니다.

특히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뜻하는 ‘정치적 변혁’(Political Transformation) 항목에서는 10점 만점에 2.55점을,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경제적 변혁’(Economic Transformation) 항목에서는 1.54점을 기록하며 평균 2.04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한 국가는 소말리아, 시리아, 에리트레아, 예멘 등 총 4개 국가에 불과합니다.

보고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체제를 개편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김정일에게 영원히 부여한 총비서 직책을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신격화 과정의 시작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김 총비서가 지도자 역할을 축소하거나 권력을 분산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외교안보 정책적으로는 김정은 총비서가 아버지 세대보다 더 공격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린 열병식에서 ‘북극-5형’ 등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한 점도 언급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경제 정책 측면에서 시장친화적 개혁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시장을 확대하면서 상업활동이 늘어났지만, 이와 함께 상업 활동에 따른 수익을 정권에 충성하는 집단에만 재분배하는 등 부정부패 문제가 만연해졌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기본적인 사회복지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하기 어려울 만큼 정부 수입이 부족해졌다며, 특히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자연재해,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의 영향으로 북한의 경제난은 더욱 심각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정치적, 경제적 변혁지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대만(9.5점)으로 에스토니아, 체코, 리투아니아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르텔스만 재단은 이날 정치적 의사결정자들의 국정수행 능력과 책임 등을 평가하는 ‘국정관리 지표’(Governance Index)도 공개하면서, 북한이 10점 만점에 1.22점을 기록하며 전체 137개국 중 135위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시리아, 에리트레아 등 두 국가만이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대만, 우루과이, 리투아니아 등이 최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보고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 이후 국가 자원을 분배하는 데 실패했고 대신 군비 증강, 정치적 정당성 강화, 사회적 통제 관련 기능과 지출을 우선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최우선 정책은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지위와 호화스러운 생활 유지 등에 치우쳐 있다며 이러한 정책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개혁이나 북한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한 번도 진정성이나 결단을 보인 적이 없다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한편 독일 베를린 소재 국제투명성기구(TI) 역시 지난달 전 세계 국가들의 공공 부문 청렴도를 평가한 ‘2021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보고서에서 북한이 180개 국가 중 17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기본적인 자유가 없는 국가들이 (청렴도 부문에서) 가장 안좋은 성과를 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 영상 :평범한 사람들이 불의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때 부정부패는 다른 모든 것을 삼켜버립니다. (When ordinary people can't speak up about injustice, corruption drowns everything else out.)

미국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프리덤하우스 역시 지난 24일 발표한 ‘2022 세계자유보고서(Freedom in the World 2022)’에서 북한을 최악의 자유탄압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