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일제단속에 나선 북...노인의 마약 사용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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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주민들의 마약 판매와 소비를 강하게 단속하면서도 노인들이 치료목적으로 소량의 마약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3일 “어제 밤 성천군에서는 불시에 보위부와 안전부 합동으로 조직된 마약단속 그루빠가 읍내 주민들의 가택수색을 진행하였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마약단속 명목으로 밤새 진행된 가택수색은 각 지역마다 인민반장을 앞세워 살림집 문을 두드리게 하고, 문이 열리면 단속그루빠 두 명이 들어가 빙두(마약)가 없는지 방안 곳곳과 부엌의 된장단지까지 뒤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마약단속 그루빠가 마약단속을 위해 불시의 가택수색까지 하게 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의약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주민들 속에서 두통치료제나 해열제로 빙두를 사용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날 가택수색에서 우리 인민반에서만 소량의 빙두를 소지하고 있다 발각된 세대가 여덟 세대인데, 단속된 세대 중에는 1그램 정도의 빙두를 비상용 의약품으로 보관하고 있던 60대 노인 세대가 두 세대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주민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의 동영상의 한 장면.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주민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의 동영상의 한 장면. /NK지식인연대, 연합뉴스 제공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단속 그루빠는 60대 노인들은 갑작스런 병에 대비해 비상용 의약품으로 빙두 1그램은 소지하고 있다가 급할 때 사용할 수 있다며 노인들은 빼고 젊은 주민들만 마약단속 그루빠가 주둔하고 있는 기관으로 끌고갔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주 초부터 은산에서도 단속그루빠가 마약을 보관하고 있는 현행 범인을 잡아낸다며 잘사는 아파트로 인식된 식료품상점 아파트에 대해 불시에 가택수색을 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당국이 주민의 마약 소지 및 사용을 단속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금처럼 무작위로 가택수색을 강행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요즘 코로나 의심 증상인 두통과 인후통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치료약을 구하기 어려운 주민들이 빙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당국이 알아차렸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웃기는 것은 가택수색에서 젊은 사람들은 소량의 빙두라도 보관한 것이 발각되면 반사회주의범죄자로 체포하면서 노인들은 빙두 1그램정도는 비상약으로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며 봐주고 있어 주민들은 당국의 마약단속 기준이 무엇이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10월 말 마지막으로 갱신한 북한의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10월28일까지 북한 주민 총 4만4천133명이 검진을 받았고, 확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WHO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 2월 22일 보고서까지 북한에 대한 최신 코로나 19 정보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