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되면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곤경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 계획금(수납금)은 달러를 기준으로 바쳐야 하는데 달러대비 루블화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일 “요즘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 서방세계의 강력한 경제제재가 가해지면서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쟁발발 직후부터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기 시작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노동자들은 매달 국가에 바쳐야 하는 국가계획금을 제외하면 개인 수입은커녕 현지에서의 숙식을 해결하기에도 벅차다”면서 “루블화 폭락에 당황한 북한인력회사들이 연간 과제금을 맞추느라 노동자들에 제공하던 식사에 드는 경비를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회사로부터 루블화로 임금을 받고 있는데 북한인력회사가 국가에 바치는 계획금은 무조건 달러화를 환전해 바치는 것으로 책정되어 있는데다 계획금은 어떤 이유로도 줄여서 조정할 수 없다”면서 “북한인력회사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받으면 국가에 바칠 계획금을 제외하고 일거리를 알선한 현지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지불하며 그 나머지를 쪼개어 노동자들의 생활비에 충당하고 나서 남는 돈으로 비록 소액이지만 노동자 개인들에게 월급을 지급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시작되면서 루블화 가치가 날마다 떨어져 북한 노동자들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계획금을 달러로 환산해 바치고 중개인 수수료를 주고 나면 남는 돈으로 노동자들의 식재료를 구입하기도 벅차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상트페테르부르그와 모스크바 주변에는 북한 군부 소속 미래건설회사와 대외건설지도국건설회사, 국가보위성 소속 대보건설회사 등이 파견한 3천여 명의 20대~30대 청년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당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시상황과 현지 환율 추세를 고려해 노동자들의 국가계획금을 낮춰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인력회사의 국가계획금은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인당 평균 연간 7천~8천 달러를 바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블라디보스크와 인근 도시에 파견된 북한노동자들의 처지가 매우 곤란하게 되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가 폭락하면서 애매한 북한노동자들이 뼈빠지게 일하고서도 받는 임금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 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은 아침 7시에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늦은 밤(11시)까지 일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전쟁으로 인해 루블이 곤두박질치면서 국가계획금과 생활비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그나마 환율이 1달러에 70루블 정도로 안정적이었으나 요즘은 1달러 당 110루블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런 추세대로 가면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받는 임금은 전쟁 전에 비해 실질가치가 반토막이 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만 북한 노동자 약 2만 명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