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조담배 생산 '반국가 행위'로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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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위조 담배 제조업자들을 반국가, 반사회주의 행위를 한다며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돈주들이 보유한 담배 생산설비와 원부자재는 회수(몰수)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주 초 평양과 인접한 대동군에서 집에서 담배를 자체로 생산해 시장에 유통시켜 돈을 벌던 개인 돈주들에 대한 불시의 가택수색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사법당국이 돈주들의 가택수색을 벌린(벌인) 이유는, 요즘 들어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북한산) 담배 상표를 부착한 위조 담배가 시장에 유통되어 판매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위조 담배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은 반국가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로 규정하고 가짜 담배 생산업자들을 일제히 단속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가택수색에서 사법당국은 장마당에 넘기려고 박스 채 쌓아놓았던 국영공장 제품을 가장한 위조 담배를 전부 회수하고, 담배를 말거나 포장하는 생산설비와 담배를 만들기 위해 쌓아둔 담배 잎 등 원자재를 모두 회수(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은 위조 담배를 생산하던 개인 돈주들은 체포하지 않고 생산설비와 재료만 회수한 채, 또 다시 가짜 담배를 생산하면 반국가적 행위자로 체포해 교화소에 수감할 것이라고 경고만 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개인들이 위조 담배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은 고난의 행군시기부터입니다. 배급제가 무너지면서 생계를 위한 주민들의 장사활동은 지역적 특징을 보이기 시작했고 국영담배공장이 있는 지역주민들은 위조 담배를 만들고, 신발공장이 자리한 지역주민들은 신발을 만들어 시장에서 판매했습니다. 해당 공장 기술자와 노동자들의 제조 기술이 지역주민의 개인 장사 품목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2012년 한국에 입국한 평양출신의 한 탈북민은 “평양에는 90년대 말부터 국영공장 담배를 본떠서 위조 담배를 만드는 개인 돈주들이 급증했는데, 이는 용성담배공장과 평양담배공장이 있기 때문에 담배생산 기술이 자연스럽게 위조담배 시장에 전수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면서 평양시내에는 무역회사들이 저마다 담배공장을 설립하면서 개인의 담배 제조가 엄격히 통제되었으며, 이에 돈주들은 대동군을 비롯한 평양시 외곽지역으로 옮겨가 위조 담배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소식통은 14일 “성천군 국영농장에서 대량 재배되는 담배 잎은 향기도 좋고 색깔이 고와 담배를 생산하는 개인 돈주들로부터 수요가 많다”면서 “코로나 사태의 와중에도 담배장사는 잘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성지역에도 위조담배를 생산하는 개인이 많은데, 담배 잎은 성천담배농장에서, 담배 상표와 담배 갑은 평양에 자리한 조선룡봉담배공장 등에서 공장 간부와 사업(결탁)해 빼내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갑자기 사법당국이 가짜 담배를 만드는 행위를 반국가적 행위라며 담배를 만드는 개인업자들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면서 “지난 주 초 평성에서는 ‘여명’, ‘금강산’ 등 가격이 비싼 위조 국산담배를 만들어 시장에 넘기던 돈주들이 담배 생산설비와 자재를 무상 회수당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돈주들은 ‘무 슨 담배 만드는 일에 반국가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라는 딱지를 붙이며 개인재산을 몰수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