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주택건설공사에 동원되는 평양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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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평양주민들에게 화성지구 주택 건설을 지원하는 '야간돌격대'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두 여성(주부)들과 대학생들도 야간에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기업소 행정 간부 소식통은 28일 “요즘 당국이 평양시내 각 직장 근로자들과 가두 여성들에게 막 시작된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을 돕는 ‘야간지원돌격대’에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1년 안에 건설을 완공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를 이행하기에는 건설장비와 기계 수단, 노력이 결정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아침조회를 비롯해 학습회, 강연회 등 종업원들이 모일 때마다 지배인과 초급당비서가 나서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을 지원하는 ‘야간돌격대’활동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청년동맹도 평양시 5만세대 살림집건설을 돕는 것은 청년들의 의무이자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의 표현이라며 ‘야간돌격대’에 지원할 것을 강요하고 있어 때로는 일요일에 조직적으로 다같이 건설장에 지원가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야간돌격대’는 1980년대에 하루 일을 마친 주민들이 야간에 창광거리와 광복거리 건설과 같은 중요 건설 현장에 나가 부족한 일손을 도우면서부터 생겨났다”면서 “정확한 명칭은 ‘충성의 야간지원돌격대’지만 사람들은 간단히 ‘야간돌격대’라 부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초기에는 간부 등용이나 노동당 입당과 같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일부 주민들이 노동당의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스스로 자원해 ‘야간돌격대’ 활동에 참여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전처럼 청년들과 주민들이 노동당에 입당하겠다고 너도나도 애써 노력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야간돌격대’에 스스로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당국이 ‘야간돌격대’ 참여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굴착기, 자동차, 기중기(크레인) 등 건설에 필요한 장비가 충분하지 않는 관계로 아직까지 사람들을 동원해 뭔가를 하려고 하는 그릇된 인식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송신, 송화지구 살림집 건설 때도 시 당국이 각 구역들에 ‘야간돌격대’를 조직해 건설을 도우라는 지시를 내렸고 구역별로 사회주의 경쟁도 붙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야간돌격대’는 저녁 8시에 출석 체크를 한 후 12시까지 브로크, 벽돌, 모래, 자갈, 시멘트 등을 작업장까지 등짐으로 올리는 힘든 일뿐 아니라 나무심기, 지대정리와 같은 온갖 잡다한 일도 한다”며 “건설장에 가보면 해당 건설을 맡은 군인들과 수도건설 돌격대원들, 그리고 지원 나온 근로자, 가두 여성, 대학생들로 무어진 ‘야간돌격대’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 보통강구역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가두 여성들도 ‘야간돌격대’에 소속돼 주택건설에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구역 여맹의 지시로 매 동마다 가두여성들로 ‘야간여맹돌격대’가 조직되었는데 각 동별로 순번제로 정해진 날짜에 건설장에 나가 현장지휘부가 정해주는 일을 한다”며 “어떤 날에는 운반해야 할 건설자재가 미처 도착하지 않아 일감이 없는 데도 밤 12시까지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작업장에서 마냥 기다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것도 힘들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라면서 “지하철도와 버스 모두 밤 10시 30분까지만 운행하는 관계로 일을 마치면 집까지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톻은 보통강구역에서 화성지구 건설현장까지 10km 정도 된다면서 남성의 경우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도 있지만 평양에서 여성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초보적인 건설장비가 없어 사람들을 동원하는 인해전술로 건설을 해야 하는가”라며 “김정은이 직접 ‘속도전’을 강조하며 1년 안에 무조건 완공하라고 했으니 화성지구 살림집이 완공될 때까지 주민들이 계속 들볶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은 2차로 진행되는 것인데 지난 2월 13일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해 착공식을 가진 바 있습니다. 그에 앞서 1차는 송신, 송화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사업으로 작년 3월에 시작했고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주민들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