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앞두고 학생들에 교복과 책가방, 학용품 등의 무상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선물의 품질이 형편없어 학생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0일 “당국에서 태양절 110주년 선물로 오늘부터 소학교 신입생들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 교복과 학용품, 신발 등 선물공급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학생들에 대한 교복, 학용품 공급은 지난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처음으로 나라에서 무상으로 공급해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공급된 교복과 학용품의 품질이 너무도 떨어져 선물을 받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장마당에서 파는 교복이나 학용품은 수입 완제품이거나 수입원단으로 만든 정품인데 비해 선물로 공급된 교복, 책가방은 원단 품질이 형편없어 어린 학생들조차 사용하기 싫다고 물리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주민 증언 :못사는 사람들은 어차피 좋아는 하죠. 하지만 잘사는 사람들은 불평이 많아요. 없는 아이들은 할 수 없이 쓰지만 있는 집 아이들을 그걸 못쓰거든요, 연필도 글자가 잘 안써져요. 학습장도 질이 안 좋아요. 자기 지방에서 생산한 걸 주기 때문에 질이 안좋아요. 학습장 질이.
소식통은 또 “공급된 선물의 질에 실망한 주민들은 웬만하면 자녀의 교복과 학용품, 신발을 장마당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것을 사주려 한다”면서 “요즘엔 자식들을 많이 낳지 않기 때문에 장마당 제품을 입고 쓰는 아이들에 비해 위축될세라 어려운 형편의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민 증언 :웬만한 사람들이 다 장마당에서 좋은 것으로 해결해요. 못사는 집 아이들도 잘사는 집 자식들을 따라가려면 힘들어해요. 부모들이 다른 아이들의 축에 빠지지 않게 하느라고 그걸 따라 가려니까 없는 집 부모들은 불평이 심하고 있는 집은 질이 안좋다며 싫어하고 그래요. 선물로 받은 신발은 많이 신어야 한 달 신을 거예요.
소식통은 “특히 주민들은 물론 아이들도 국가에서 주는 선물이라고 하면 우선 품질이 나쁜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면서 “작년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국정가격으로 팔아준 교복과 학용품도 질이 나빠서 문제가 되었는데 올해는 무상이라면서 한심할 정도의 나쁜 품질의 선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 증언 : (작년에) 돈을 받고 교복을 공급할 때에도 질이 나빴는데 무상이라면 더하지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당에서) 질이 좋다고 해도 안 믿어요. 무상은 더군다나. 할 수 없이 받긴 하지만. 새 학년을 맞는 아이들은 단(한)꺼번에 못하니까 작년부터 (시장에서) 준비했단 말이예요.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에서는 해마다 후대사랑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겠다고 선전하지만 정작 받아본 선물은 형편없는 수준이다”라면서 “앞으로 소학교,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 등 전체 학생들에게 순차적으로 교복과 가방, 학용품 등을 공급한다고 하는데 그 품질은 받아보나 마나 뻔한 게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전국의 소학교 신입생과 2학년 학생들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면서 “그나마 무상이라고 하니까 불만은 덜하지만 실제로 선물은 원재료 품질이 낮아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주민 증언 :그나마 무상으로 준다니까 불평이 덜 하겠지만 거의다 버려져요. 아이들도 (장마당에서 산 물건은) 알아봐요. 벌써 거기서 잘살고 못사는게 갈라지니까 아이들도 그닥 좋아는 안하죠. 공급한다고 해도 시장에 나오는 것보다 못하니까 고맙다 그런게 없어요. 너무 질적으로 차이가 나니까 사람들에게 고마움이라는 게 없어졌어요.
소식통은 이어서 “태양절 계기 선물공급이 제기되자 벌써 수개월전부터 교복과 가방, 신발 등 꼭 같은 색상과 모양의 질 좋은 수입산 재료로 만든 제품이 장마당에 나왔다”면서 “선물은 공짜이기 때문에 질이 나쁠 것이라고 예상한 장사꾼들이 질 좋은 수입원단으로 교복과 가방 등을 만들어 장마당에서 팔고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