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인데 대청소·보수작업에 북 주민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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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당국이 봄철 대청소와 공공시설물 개보수작업에 주민들을 매일 같이 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1년중 식량사정이 가장 긴박한 이 때에 마을 꾸리기 사업에 동원되는데 대해 주민들은 불만이 많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0일 “중앙의 지시에 따라 진행하는 봄철 위생월간을 맞아 가정집들과 공공시설들에 대한 대청소와 꾸리기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매년 진행하는 사업이지만 올해는 태양절 110주년이라는 큰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있어 주민들을 매일같이 동원하는 바람에 생계활동 시간을 빼앗긴 주민 불만이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3월14일부터 4월10일까지 계속될 올해 위생월간은 코로나시국속에서 비상방역과 밀접히 결부해 방역진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대청소와 마을 꾸리기 사업과 함께 코로나 위생방역상태에 대한 검열도 동시에 진행하도록 되어있어 여느 때와 다르게 주민들이 더 들볶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는 매 가정집들은 집 외벽에 외장재(페인트)를 새로 칠해야 하는데 외장재를 국가에서 대주는 것이 아니라 자체로 준비하게 되어 있다”면서 “외장재를 만들려면 재료를 시장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이런 비용들이 모두 주민 부담으로 돌아와 불평불만이 가증(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동네놀이장(놀이터), 도로 옆 화단, 각종 구호판,가로수 등 공공시설물들에 대한 보수 및 청소도 인민반이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결국 주민들이 감당해야 한다”면서 “공공시설 보수와 관련한 외장재(페인트)를 비롯해 각종 장비와 재료도 국가에서 대주는 게 아니라 인민반에서 자체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인민반장이 세대당 5만원씩 돈을 낼 것을 강요하고 있어 인민반장과 주민들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중앙에서는 올해에 진행하는 봄철위생월간사업을 코로나를 비롯해 악성바이러스 유입을 철저히 막는 비상방역사업과 연관시켜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공동화장실과 오수장(오물저장탱크)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진행하라고 다그치지만 소독제도 없고 청소 장비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화장실이나 오수장 청소가 제대로 될 리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역 인민위위원회와 동사무소들에서는 매일 같이 위생월간과 관련해 단순히 거리와 마을 일터를 꾸리는 사업이 아니라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더해주는 중요한 정치적 사업이며 조국의 면모를 개선하기 위한 보람찬 애국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위생월간이 끝나는 4월10일까지 불시적인 검열과 주민통제를 매일 진행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