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라오스 북한병원 재개하자 충성자금 요구

0:00 / 0:00

UPDATED: 6/14/22

앵커 :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근교에서 북한 의사들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외화벌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의사들에게 과도한 충성자금을 요구하고 있어 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오스에 주재하고 있는 한 북한 관련 소식통은 9일 “요즘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라오아시아병원’이 코로나사태로 인한 운영난에서 벗어나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라오아시아병원’에는 몇 년 전 평양에서 파견된 두 명의 40대 내과와 외과 담당 남성의사가 일부 시설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북조선 병원이 있는데, 이곳에서 평양의사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찾아오는 환자들의 수술과 질병 등을 진단, 치료해주고 외화를 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2020년 라오스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자국 내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해 외국인의 입국과 인적 이동이 중단되면서 북조선병원도 환자들의 발길이 거의 끊어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라오스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줄어들자 코로나 봉쇄 2년 여 만에 내국인의 이동은 물론 외국인 입국도 전면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오스에서 코로나 봉쇄가 해제되면서 북조선병원이 자리하고 있는 비엔티안 일대에 관광산업이 재개되어 외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외국인 관광객과 사업가들 속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대부분 ‘라오아시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라오스 현지에 주재하는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10일 “평양의사들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병원을 설립한 것은 비엔티안 일대가 관광산업의 중심지이므로 관광객이 많아 병원운영이 외화벌이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의사들은 병원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병원간판도 북조선병원이 아니라 ‘라오아시아병원’이라는 국제병원 간판을 내걸고 있어 외국관광객과 주민들은 대부분 라오스 병원보다 치료를 잘하는 국제병원으로 인식하고 많이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때문에 국제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라오아시아병원’에서 치료받는 비용은 라오스 현지의 병원 치료비보다 10배까지 차이가 나며 치료비도 미 달러화 현금으로만 받고 있는데, 지난 5월부터 라오스 정부가 코로나 봉쇄를 전면 해제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구체적으로 복통 때문에 이 병원을 찾았던 중국인 사업가의 경우 현지 병원에서는 2달러 정도면 되는 진단 비용을 20달러나 지불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라오스에서 코로나 봉쇄가 해제되고 병원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북조선 당국은 병원을 운영하는 평양의사들에게 과도한 충성자금 과제를 내려 보냈다는 얘기를 의사와 가까이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들었다”면서 “병원 운영이 간신히 정상화 되었는데 버는 수익보다 바쳐야 할 충성자금이 더 많아서인지 병원의사들의 안색이 유난히 어둡고 침울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의사들이 이 병원에서 버는 수입은 하루에 보통 미화 100달러~200달러 정도이고 수술 환자가 있으면 500달러 정도의 치료비도 받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에 매달 보내야 하는 충성자금은 3천 달러라면서, 보통 3천 달러가 조금 넘는 한 달 수입의 대부분을 충성자금 과제로 바친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현지 생활비와 병원 내 진료실 임대비까지 제하면 북한 의사들은 남는 수입은 커녕 기본적인 생활비도 제대로 충당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북한 의사들이 이 병원의 한개 층 일부 시설을 임대해 진료실과 치료실, 입원실을 차려 놓고 환자 진료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 추가합니다: 또 다른 라오스 소식통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라오아시아병원' 직원을 인용해 2명의 북한 의사가 지난 2년 간 이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라오스 보건 당국자는 이 병원이 '라오메디칼서비스'(Lao Medical Service Co.)라는 민간기업 소유라고 밝혔습니다.